1장에 115억…세상에서 가장 비싼 ‘희귀 우표’ 국내 첫 공개
||2025.08.25
||2025.08.25
세계 최고가 우표로 꼽히는 ‘1센트 마젠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세계우표전시회 필라코리아 2025’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11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전 세계 65개국에서 출품된 20만여 장의 우표 작품이 모이며 국내외 희귀 우표들도 대거 선보인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전시는 단연 ‘1센트 마젠타’다. 1856년 영국령 기아나(현 가이아나)에서 폭풍으로 우표 공급이 끊기자 우체국장이 소량을 임시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현재 단 한 장만 남아 있다. 2021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약 830만 달러, 한화로 115억 원에 낙찰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표라는 기록을 세웠다.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우표계의 모나리자’라 불리는 이 희귀품이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 국민에게 공개된다.
세계우표전시회는 우표를 보는 자리를 넘어 작은 종이 한 장에 담긴 세계사를 마주하는 기회다. 기아나의 식민지 시절을 증명하는 ‘1센트 마젠타’, 발행 오류로 오히려 가치를 높인 모리셔스 우표, 중국 우취계에서 ‘진주 목걸이’라 불리며 최고 희귀품으로 꼽히는 대룡 시리즈처럼 우표는 그 시대 정치와 사회·문화까지 압축해 보여주는 기록물이다.
과거 전시에서도 이런 희귀 우표들은 늘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4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시에는 비행기 그림이 거꾸로 인쇄돼 유명해진 미국의 항공우표 ‘뒤집힌 제니’, 발행 색상이 잘못 찍힌 ‘브리티시 가이아나 2센트’, 중국 최초 발행 우표인 ‘대룡’, ‘Post Office’ 대신 ‘Post Paid’로 잘못 발행된 모리셔스 우표 등이 선보였다. 지금은 각각 수십억 원대에 거래되는 보물들로, 당시에도 ‘세계 우취사의 살아있는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 최초 발행 우표인 ‘문위우표’도 함께 공개된다. 수억 원대 가치를 지닌 이 우표는 한국 근대 우편제도의 출발을 상징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희귀 우표의 역사적 가치와 희소성을 한자리에서 보여주고, 세계 각국이 공유해온 우취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로봇이 그려주는 초상화, AI 기반 ‘나만의 우표 추천’ 서비스 같은 프로그램이 준비돼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다. 세계우표전시회 필라코리아 2025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을 하면 전시 기간 중 방문객에게 기념품도 제공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세계우표전시회는 우표를 매개로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교류하는 축제의 장”이라며 “희귀 우표와 함께 우표 속 이야기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이번 행사가 국민들에게 색다른 문화 경험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