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스톤, 모든 역량 쏟았다"..‘부고니아’ 베니스 국제영화제 첫 반응은?
||2025.08.29
||2025.08.29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부고니아'가 28일(현지시간)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었다. 에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 주연의 이 작품은 독특한 SF 블랙 코미디로, 음모론을 믿는 청년에 의해 여성 CEO가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이야기다.
28일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에마 스톤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가여운 것들'로 한계를 시험했다고 생각한다면 '부고니아'를 보기 전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영화제 관객들은 6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내며 작품에 열광했다고 밝혔다.
극 중 벌을 키우며 살아가는 테디(제시 플레먼스)가 유명 제약 회사의 냉혈한 CEO 미셸(에마 스톤)을 지구 침공을 노리는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사촌 동생 돈(에이든 델비스)과 함께 미셸의 집을 급습해 그녀를 납치한다. 영화는 납치범과 인질 사이에서 벌어지는 파격적인 장면들을 담아낸다. 버라이어티는 "잔혹한 순간에 베니스 관객들이 눈을 가리거나 탄성을 내지를 정도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영화 공개 이후 외신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며, 특히 배우들의 연기에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부고니아'를 "광란의 여정"이라고 평가한 뒤 "란티모스 감독의 '더 랍스터' '가여운 것들' 등과 같은 초현실성을 공유한다. 동시에 오늘날 가짜 정보 시대와 음모론자들의 광기를 날카롭게 겨냥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스톤은 다시 한번 모든 역량을 쏟아냈고, 플레먼스는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예매체 벌처는 "스톤은 언제나 그렇듯이 놀랍다. 차분하고 자신감 넘치다가도 친절함과 유순함으로 변주한다. 플레먼스의 태연한 자신감은 처음에는 오싹하다. 나아가 관객의 분노, 연민 심지어 연대까지 자극한다"고 감탄했다.
다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톤의 강렬한 연기, 장대한 오케스트라 음악 그리고 훌륭한 마지막 몽타주"라고 칭찬하면서도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길고 무겁다"고 짚었다.
'부고니아'의 원작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장준환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신하균과 백윤식이 주연했다. 화학회사의 강사장(백윤식)을 외계인이라고 믿는 주인공 병구(신하균)가 그를 납치해 고문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지구를 지켜라!'는 개봉 당시 7만명을 동원하며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기발한 상상력과 허를 찌르는 결말로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를 얻으며 '비운의 걸작'으로도 불린다. '부고니아' 속 테디가 병구, 미셸이 강사장의 모티브가 됐다.
에마 스톤은 이 작품을 위해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28일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짧은 머리로 나타난 에마 스톤은 "면도날로 밀기만 된다"며 "그 어떤 헤어스타일보다 쉬웠다"고 삭발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란티모스 감독과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가여운 것들'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 그리고 '부고니아'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스톤은 "그가 끌리는 작품과 그가 탐험하고 싶은 세계가 마음에 든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부고니아'는 란티모스 감독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지 않은 첫 작품이다. 각본은 미국 HBO 시리즈 '석세션'의 윌 트레이시가 썼고 프로듀서는 영화 '미드소마' '유전' 등 아리 애스터가 맡았다. '지구를 지켜라!'의 투자배급사였던 CJ ENM이 기획 단계부터 제작에 참여했다. 스톤과 란티모스 감독은 제작에도 참여했다.
란티모스 감독은 "처음부터 놀라운 각본이었다"며 "제게 이 영화는 우리 시대를 비추는 작품이다. ('부고니아'를 통해)사람들이 세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