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대입 수능을 망치면 벌어지게 되는 일
||2025.09.02
||2025.09.02
북한에서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해당하는 시험을 망쳤을 때 발생하는 결과는 남한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 북한의 대학 입시 제도는 성적뿐만 아니라 사상, 출신 성분, 그리고 당국이 할당하는 ‘배정 인원(뽄트)’에 따라 대학 진학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대학 진학을 위해 일반적으로 두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고급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 졸업 예정자들이 치르는 ‘예비시험’이며, 이 시험 성적에 따라 대학별 본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예비시험 과목에는 국어, 수학, 영어 등 일반 과목 외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의 혁명 역사 과목이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예비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더라도, 대학별 본시험 응시 인원이 지역별로 할당되어 있어 모든 학생이 본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대학은 예비시험 성적 외에도 학생의 사상, 출신 성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본시험 대상자를 추천한다. 이러한 ‘뽄트’ 제도로 인해 성적이 우수하더라도 출신 성분이나 배경이 좋지 않으면 대학 진학이 어렵거나, 반대로 성적이 좋지 않아도 영향력 있는 부모를 둔 경우 대학에 갈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만약 예비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거나, 본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경우, 남한처럼 재수나 추가적인 시험 응시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적으로 남학생은 군에 입대하게 되고, 여학생은 직장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 직장이나 군 복무 후, 추천을 받아 대학에 재도전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이 또한 당 충성도나 추천 인원 제한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북한에서 대학 진학 실패는 개인의 미래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학 졸업은 좋은 직장이나 사회적 지위를 얻는 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지만, 북한에서는 학벌보다 노동당 입당과 같은 정치적 충성도가 출세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은 여전히 많은 북한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중요한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시험 성적 외에 사상과 출신 성분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북한의 입시 제도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특히,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에 따라 자녀의 대학 진학 기회가 달라지는 현실은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한편,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내에서도 ‘사교육’이 존재하며, 부모들이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개인 과외를 시키거나 숙식 과외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학 입시에 대한 높은 관심과 경쟁이 북한 사회에도 존재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북한에서 대학 입시 시험을 망치는 것은 남한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는 단순히 학업 성취의 실패를 넘어, 사회적 계층 이동의 기회를 제한하고 개인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