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부터 배수구에 누워 女 치마속을 촬영한 남자가 붙잡히며 한 망언
||2025.09.02
||2025.09.02
2015년 8월 16일 오전, 일본 효고현 고베시 히가시나다구 오카모토 지역. 출근길 주민들은 뜻밖의 장면을 마주했다. 좁은 배수구 철망 사이로 검은 머리카락이 삐져나와 있었던 것이다. 이상히 여긴 한 여성이 자세히 들여다본 순간, 그 속에는 한 남성이 웅크린 채 숨어 있었다.
체포된 인물은 28세 회사원 히라이 야스오미였다. 그는 새벽 3시 무렵부터 배수구에 몸을 숨기고, 지나가는 여성들의 치마 속을 촬영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전 7시 50분경 현장에서 그를 체포했으며, 그의 휴대전화에는 여성 속옷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저장돼 있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히라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2013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체포된 전력이 있었으며, 당시 조사 과정에서 “다시 태어나면 도로가 되고 싶다”라는 황당한 발언을 남겨 사회적 충격을 줬다. 불과 2년 만에 같은 수법으로 다시 범행을 저지르면서 집착적인 성향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단순한 엽기 해프닝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일본 내 불법 촬영 범죄는 매년 수천 건 발생하며, 특히 여성의 치마 속을 노리는 ‘업스커트(upskirt)’ 범죄는 일상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벌어져 피해자가 대처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공공장소 안전을 위협하는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성범죄의 단면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2015년 고베 배수구 사건은 일본 사회에 반복되는 성범죄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단순한 성적 호기심으로 포장되는 불법 촬영 범죄를 어디까지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피해자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충분한지 등 중요한 물음을 남겼다. 결국 “도로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남자의 욕망은 배수구 속에서 다시 현실로 드러났고, 이번 사건은 일본 사회가 여전히 성범죄 대응과 여성 안전 보장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