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동양인도 효과 있을까…반전 실험 결과
||2025.09.02
||2025.09.02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주 1회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위고비) 2.4㎎을 44주간 투여한 결과, 체중 감량에 큰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일,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가 총괄한 한국·태국 국제 공동연구팀이 이 같은 결과를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태국의 12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후기 3상(3b상) 임상시험으로, 약물 허가를 위한 전기 3상(3a상) 이후 실제 진료 환경에 맞춘 약물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됐다.
특히, 기존 글로벌 임상에서 사용됐던 서양인 기준의 비만 지표(BMI 27~30 이상) 대신, 동아시아에서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BMI 25kg/㎡ 이상을 기준으로 설정해 대상자를 선별한 것이 핵심이다.
이는 그동안 서양인 중심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고, 동양인을 위한 맞춤형 데이터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총 150명의 비당뇨 비만 환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방식으로, 세마글루티드 투약군과 위약군으로 나뉘어 44주간 약물 투여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며 체중, 허리둘레, 이상반응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티드 투약군은 44주차에 평균 체중이 16.0% 감소, 위약군(3.1%)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허리둘레는 평균 11.9cm 감소하며 복부 비만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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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5% 이상 체중 감량에 성공한 비율은 위약군이 4.2%였던 반면, 투약군은 무려 53.0%에 달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특별히 우려할 만한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세마글루티드 투약군의 89.1%가 메스꺼움, 변비,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을 보고했으나, 위약군에서도 77.6%가 이상 반응을 보였고, 대부분 기존 GLP-1 계열 약물에서 보고된 수준의 예상 가능한 증상에 머물렀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 비만 기준인 BMI 25 이상의 대상자들로 진행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라며 “고도비만이 흔한 서양인과 달리, 비교적 낮은 BMI의 비만 환자가 많은 한국 및 동아시아인에서도 세마글루티드 2.4㎎ 주 1회 투여 요법이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옵션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만 기준이 적용된 만큼 진료 지침 및 보험 정책 마련 등에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임수 교수는 세마글루티드의 국내 도입 전인 지난 2022년에도 동아시아 3a상 임상시험을 주도하며 이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