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호’ 뜬 뮤지컬 시장, 관객 저변 확대·IP 내실이 관건 [K-뮤지컬의 미래①]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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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한국 뮤지컬 계가 산업 생태계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포럼 2025'가 열렸다. 이날 포럼은 한국뮤지컬협회가 주관하는 제10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천휴 작가, 배우 박은태, 쇼노트 이성훈 대표, 라이브러리컴퍼니 김유철 본부장, 고희경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장, 뮤지컬 평론가 최승연,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유통팀 정인혜 팀장이 참석했다. 일반 관객들에게도 좌석을 열어 뮤지컬 마니아 관객 500여 명도 함께 방청했다. 1966년 예그린악단이 선보인 '살짜기 옵서예'를 시작으로, 국내 뮤지컬 시장은 지난 60년 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영미권 라이선스 뮤지컬이 시장에 들어오고,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규모가 커졌으며 2012년부터는 뮤지컬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박천휴 작가가 집필한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 6관왕을 달성하는 업적을 이룬 바, K-뮤지컬은 새로운 도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 K-뮤지컬, 팬데믹 이후 확연한 회복세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 뮤지컬의 미래 전략을 논하기 위해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으로 집계된 2025년 상반기 티켓판매 데이터를 통해 한국 뮤지컬 현황을 짚었다. KOPIS 기준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티켓 판매된 뮤지컬 공연건수는 1578건, 티켓 예매 수는 약 400만 매, 티켓판매액은 약 2376억 원으로 집계돼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확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양상을 보였다. 다만 대중음악 관련 공연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뮤지컬의 지난해 상반기 대비 시장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뮤지컬이 전체 공연 시장에서 티켓 판매액 32%의 비중을 차지하기는 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 비하면 3.2% 감소한 수치다. 정인혜 팀장은 "티켓 가격의 인상보다는 수요 기반의 매출 증대가 시장 회복의 주된 동력"이라고 분석했고, 장르 간의 소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뮤지컬 장르 만의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또한 아동극이 전체 뮤지컬 관람객 수의 34.4%, 대학로 중소극이 21.5%를 차지했음에도 매출의 상당수는 프리미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대극장 뮤지컬, 대형 프러덕션이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익성을 견인하는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라이선스뮤지컬의 비중이 높았다. 다만 대학로 민간 극장을 중심으로 초연 창작 뮤지컬이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창작 IP들이 대학로 생태계에 빠르게 안착하는 성과를 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측은 "상반기까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뮤지컬 관객 수는 명확한 회복세로 돌아선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내년 뮤지컬 시장 규모 또한 5000억 원대 전후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시장 성장은 '청신호', 관객 저변 확대·IP 내실이 관건 다만 이러한 청사진이 그려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걸림돌을 넘어서야 한다. 우선 대중음악 관련 공연 유통 수가 증가함에 따라 뮤지컬 관객 수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으며, 대형 작품의 공급이 지연되고 가용 가능한 공연장이 부족한 현실도 리스크로 꼽힌다. 정 팀장은 "이러한 시장 규모는 티켓 가격의 완만한 상승과 관객 기반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며, 이를 위한 뮤지컬 상품, 좌석 전략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창작 IP의 내실을 다지고, 수도권 클러스터를 벗어나 지역 분산을 통해 새로운 관객 창출 및 지역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성훈 쇼노트 대표는 창작 뮤지컬 콘텐츠의 질적 고도화를 꾀하기 위해 쿼터제를 제안했다. 과거 영화계가 스크린 쿼터제를 도입해 영화 산업의 균형 발전을 도모했듯 국내 대극장에도 창작 뮤지컬 보호를 위한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었다. 이 대표는 "적어도 국공립 극장에서는 신작에 대한 쿼터제를 도입하면 어떨까 싶다. 검증되지 않은 신작이라는 리스크가 있으니 극장 대관을 잡기가 정말 어렵다. 새 작품 올리기가 어렵다"라고 제작자 입장에서의 고충을 전했다. 박천휴 작가 또한 지역 극장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굉장히 작은 나라 아니냐. 서울에서 가장 먼 도시 부산도 기차 한 번 타고 2시간 반이면 도착한다. 굉장한 장점이다"라며 "미국에서 '어쩌면 해피엔딩' 트라이아웃 공연을 할 때 극장이 애틀란타였는데, 뉴욕에서 비행기로 4시간이 걸리고 시차마저 달랐다. 정말 친한 사람, 절박한 사람이 아니면 공연을 보러 뉴욕에서 거기까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타 지역에 대한 접근이 훨씬 수월하다"라고 예시를 들었다. 박 작가는 "각각의 도시에 이미 크고 작은 극장들이 있을 것이다. 시설이 충분치 않은 경우도 있겠으나, 서울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하려 하지 말고 지역 극장을 활성화하고 테스트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 '3040 여성'이 이끄는 뮤지컬 산업, "통계의 오류는 경계해야" 또한 이날 포럼에서는 2023년 진행된 공연 시장 마니아 관객 성향 조사를 분석한 뮤지컬 관람객 특성도 공개됐다. 마니아 관객 13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은 18.7%, 여성이 81.3%로 극명한 성비를 보였고, 연령대 분석은 20대가 21.1%, 30대가 37.7%, 40대가 29%로 3040 비율이 66.7% 과반수로 집계됐다. 월 평균 공연 관람 비용은 10~20만원 미만이 23%로 가장 많았고, 마니아 관객은 원하는 작품이라면 비용에 상관 없이 구매를 하는 비율이 2배까지 많았으며, 부가 상품 역시 6배 이상 더 많이 구매한다는 응답 결과도 나왔다. 또한 마니아 관객 중 57.1%가 공연 전 1~3개월 이내에 공연을 예매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정 팀장은 "이와 같은 결론을 고려해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실제 마니아 관객들은 이견을 보였다. 이날 포럼을 현장에서 방청한 관객 이 모 씨(32)는 "통계의 오류가 드러난 분석이었다"는 지적을 내놨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10번 이상 뮤지컬을 관람한다는 A씨는 "대극장 티켓 가격은 최대 17만원, 중소극장 역시 10만원 언저리에 가까워진지 오래다. 마니아라고 자칭하는 공연 팬들 중 상당수는 월 평균 공연 관람 수가 2회 이상일텐데, 대극장 공연 두 번만 봐도 30만원이 훌쩍 넘는다. 프리미엄 가격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 계산을 한 수치"라며 분석 결과를 지적했다. A씨는 "수 개월 전 미리 예매를 하는 행위 또한 기획사들이 티켓 오픈을 지나치게 일찍 진행해 일어나는 결과일 뿐인데, 이를 하나의 현상처럼 분석한 점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최근 다수의 뮤지컬들은 개막을 하기 전 이미 수 차례의 티켓 오픈을 진행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공연을 직접 보기는커녕 후기 한 번 접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예매를 진행해야 한다며 불만이 터져 나온지 오래다. A씨는 "마니아들이 이러한 제작사들의 관행에 공공연하게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은 다소 황당하게 들렸다. 건강한 시장 발전을 위해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있기를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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