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는 꿈도 못 꿔…성질 더러워 빨리 죽어 산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생선 회’
||2025.09.09
||2025.09.09
도시에서는 먹기 힘든 생선 회가 곧 제철을 앞두고 있다.
‘삼치 회’는 일반 횟집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품목이다. 삼치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생선으로, 잡히는 즉시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부패 속도도 빠르다. 살아 있을 때 손질하지 않으면 회로 섭취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유통 과정에서 회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이로 인해 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어촌 지역에서만 ‘생삼치 회’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청산도는 대표적인 삼치 산지 중 하나다. 전라남도 완도군에 위치한 이 섬은 삼치 어획량이 많고, 잡은 즉시 손질과 조리가 가능해 현지에서는 삼치회를 일상적으로 소비한다. 일반 도시 식당에서 유통을 통한 ‘삼치 회’ 제공이 어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치 회를 만날 수는 있지만활어회보다는 숙성회를 통해 제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통 과정에서 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활어 상태의 회는 섬이나 어획 현장 가까이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 삼치 제철은 가을부터 이듬해 2월까지삼치는 주로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지방이 오르며 맛이 좋아진다. 청산도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삼치의 제철은 대체로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로, 이 시기에 살이 차오르고 기름기가 풍부해 회용으로도 적합하다.
활어 상태에서 바로 손질된 삼치는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지방 함량이 높아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회뿐만 아니라 구이, 탕, 조림 등 다양한 조리법에 활용되며, 특히 지방이 많은 배 부분은 매운탕이나 조림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삼치는 연근해 어업 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선호도를 가진 어종이며, 국내 연간 생산량은 3만~4만 톤 수준이다. 주요 어획지는 남해와 제주 해역이며, 일부는 일본, 대만 등지로 수출되기도 한다.
■ 현지 식재료와 결합된 민박식 ‘삼치 회 상차림’ 인기청산도 등 어촌 지역에서는 삼치회를 민박식 식탁 메뉴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지역에서는 삼치 외에도 고동, 전복, 해조류 등이 풍부하게 채취되며,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제철 상차림’이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청산도 지역 민박집에서는 아들이 어획한 삼치를 회로 손질하고, 어머니가 지역 식재료로 찬을 더하는 형태의 가족 운영 식당이 많다. 관광객에게는 지역 어민이 직접 잡은 삼치를 활용한 회 식사가 단순한 메뉴를 넘어, 청산도 여행의 주요 체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삼치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건강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식품성분표에 따르면, 삼치는 100g당 약 21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불포화지방산 함량도 높은 편이다. DHA, EPA 등 오메가-3 계열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점에서도 건강식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 가격 변동성 크고 수요는 꾸준…유통 한계가 상용화 걸림돌삼치는 선도 유지가 어려워 활어 유통보다는 냉동 또는 가공 형태로 시장에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회용 수요는 산지 중심으로만 형성되어 있으며, 도시 내 일반 소비자에게는 접근성이 낮다.
회용 삼치의 가격은 어획량과 계절에 따라 유동적이다. 어민에 따르면, 제철 시기에는 활삼치 1마리 기준(34kg 내외)으로 23만 원 선에서 현지 직거래가 이뤄진다. 유통 구조상 대도시 소비자 가격은 이보다 크게 높아지거나, 아예 취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수산회 자료에 따르면, 삼치는 어획량에 비해 회용 소비량 비중이 낮고, 생식 유통망 확보가 어려워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삼치회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산지 방문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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