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으로 재정비…RBW, 124억 적자 딛고 ‘음원 IP’ 승부수
||2025.09.10
||2025.09.10
[EPN엔피나우 고나리 기자] 2024년 RBW는 영업손실 124억 원을 기록하며 재무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으나, 회사 내부에서는 이를 도약을 위한 필연적인 전략 변화의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RBW는 수익성이 낮은 예능 제작사 '얼반웍스'의 지분을 정리하고 콘텐츠 마케팅 자회사인 '콘텐츠엑스'를 플럭서스에 합병시키는 등, 조직 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했다. 이런 결정은 김진우 대표가 "대기업과 자본력 경쟁은 더 이상 적절치 않다"며 효율성 중심 체제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힌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아티스트 운영에도 ‘선택과 집중’을 적용하며 신속한 판단력을 드러냈다. 마마무의 동생 그룹이자 데뷔 4년 만에 팀 활동 종료를 알린 퍼플키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11월 예정된 해외 투어와 마지막 앨범을 끝으로 그룹 공식 해체를 확정지으며, 불확실한 상황을 지속하기보다 회사와 아티스트 모두에 부담이 되는 기로에서 결단을 내린 셈이다. 김 대표는 "지속은 힘들고, 더 미루는 건 희망고문이 될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신인 육성 전략 역시 기존 대형 투자 경쟁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RBW는 벤처캐피털과의 협력이 결합된 120억 원 규모 펀드를 만든 뒤, '영파씨' 같은 신인 그룹에 선택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였다. 이에 대해 김진우 대표는 “하이브나 SM엔터처럼 자본력으로 맞붙을 수 없어, 힙합과 록 등 메이저 아이돌이 잘 시도하지 않는 틈새 장르를 공략하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가장 큰 경쟁력은 약 980억 원에 달하는 음원 IP로 꼽힌다. 외부 평가기관이 산정한 이 자산에는 마마무, 오마이걸 등 RBW 소속·관계 아티스트의 곡뿐 아니라, '서쪽하늘'(이승철), '사랑비'(김태우), '텐미닛'(이효리) 등이 포함돼 방송, 광고, 리메이크 등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며 기업 가치를 받치고 있다. 이와 함께 RBW는 음원기반 토큰증권(STO) 발행도 본격 추진하고 있어, 음원 자산의 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경영 방침을 넘어, 한류 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진우 대표는 K팝 프로듀싱 실무서를 발간하고, 대학과 연계한 인재 육성에 참여하는 한편, 팬덤 데이터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하는 등 생태계 성장에도 힘쓰고 있다.
김진우 대표는 "RBW 2.0은 결국 선택과 집중의 산물"이라며, 올해를 독창적 아티스트 발굴과 IP 수익 극대화에 주력해 새로운 도약의 기반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RBW는 2024년 영업적자를 성장통으로 삼아, '숨은 자산'과 '혁신 전략'으로 한류 강소기업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알비더블유(rb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