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42만원으로 해외 축구팀 구단주가 된 한국인 대학생
||2025.09.12
||2025.09.12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한국의 평범한 대학생 ‘창박골’ (본명 미공개) 씨가 아프리카 말라위 3부 리그 축구팀, 치주물루 유나이티드 FC의 구단주로 깜짝 변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행 기록을 공유하는 소규모 유튜브 채널 ‘창박골’을 운영하던 그는 2023년 겨울, 우연히 변방 축구팀을 조명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를 처음 접하게 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가는 선수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은 그는 팀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갔다. 당시 팀은 심각한 자금난으로 리그 참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창박골 씨는 팀의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는 사비를 털어 참가비 75만 콰차(약 42만 원)를 지원했고, 단순한 후원을 넘어 지속적인 팀 운영을 위해 과감히 구단주가 되기로 결심했다.
8월, 그는 북부주 축구협회(NRFA)와 리코마 현 축구협회(LDFA)와의 협의를 거쳐 정식 구단주로 승인받았으며, 비즈니스 비자 발급, 구단 명의 은행 계좌 개설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치주물루 현지에서 홈구장 치테코 커뮤니티 그라운드에서 물품 전달식과 기념식을 열고 축구화, 유니폼, 공, 양말 등 선수단에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당장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지만,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 스토리를 쓰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장기적으로는 1부 리그 승격과 해외 진출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구단 운영은 유니폼 판매와 스폰서십으로 충당하고 있다. 현재 7개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으며, 유니폼은 국내 프리오더 형식으로 판매 중이다. 그는 유튜브와 SNS 계정을 통해 경기 소식과 팀 소식을 공유하며 후원 계좌를 열어 운영 자금을 투명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창박골 씨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국내외 팬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영상 댓글에는 “이게 내 위닝일레븐이고, 피파온라인이고, 풋볼매니저(FM)다”, “현실 FM 그 자체”, “쉽지 않은 도전인데 감동적이다”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부 팬들은 수십만 원의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는 현재 말라위 3부 리그인 NRFA 프리미어리그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창박골 씨는 “3부 리그를 넘어 2부, 슈퍼 리그까지 나아가 한국 팬들이 중계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열정과 헌신이 아프리카 축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