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사람 많은 데서…" ‘어쩔수가없다’ 팀이 내건 흥행 공약은?
||2025.09.18
||2025.09.18
"우리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다 같이 코스튬을 입고 사람이 많은 명동이나 코엑스에서 춤 출게요. 감독님 포함이요."
'1000만 흥행'을 기원하며 영화 '어쩔수가없다' 팀이 내건 흥행 공약이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웃음과 비애를 가진 블랙 코미디 영화로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대중성 짙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여기에 즉흥적으로 영화 흥행 공약에 대한 제안을 받았고, 손예진이 이같이 답했다.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올해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에 선정된 '어쩔수가없다'의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어쩔수가없다'의 제작 비하인드스토리가 공개됐다. 알려졌듯, '어쩔수가없다'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박 감독이 이경미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써서 번역한 다음에 캐나다 작가와 함께 영어 시나리오를 써서 영어 영화로 만들려고 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영어 영화는 무산됐다.
그 이유로 박찬욱 감독은 "영어 영화로 만들려고 했다가 투자하겠다는 스튜디오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래서 배경을 한국으로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드는데 긴 세월을 쏟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결국 '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기다림이었다는 생각을 한다"고 함께 자리를 배우들을 가리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감독의 말처럼, 그때 투자를 받지 못한 것이 영화에는 전화위복이 됐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어쩔수가없다'가 한 데 모으기 힘든 배우들로 영화의 앙상블을 완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 작품에서 이병헌과 손예진, 이성민과 염혜란이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이병헌은 갑자기 해고당한 평범한 중산층 가장 만수를, 손예진은 그런 만수의 아내 미리를 연기했다. 이병헌과 손예진은 처음 같이 연기하는 것인데도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본 사이처럼 자연스러운 부부의 모습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배우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치면서 실제로도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헌과 손예진은 "평소에도 가깝게 지내기 때문에 부부를 연기하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며 "다른 작품에서도 만나고 싶다"고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성민은 또 다른 실직 가장 범모를, 염혜란은 범모의 아내 아라로 만수·미리 부부와 또 다른 활력을 선사한다. 특히 이성민과 염혜란은 자신들의 배역을 소개하며 파격(?)적인 발언으로 객석을 집중시켰다. 이성민은 자신의 "후덕한 뒷모습"으로, 염혜란은 "범모(이성민)의 섹시한 뒷모습과 아라(염혜란)의 섹시한 앞모습"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작품에서 그들이 선보일 연기를 기대케 했다.
행사 말미,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 흥행 공약을 주문받았다. 앞서 열린 '어쩔수가없다' 제작발표회에서 "(박찬욱 감독이) 깐느를 포기하고 천만을 노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박희순의 발언이 화제를 모았던 상황. 이날 행사에서도 박희순은 "처음 봤을 때 희극, 두번 째로 봤을 때 비극, 그리고 세 번째로 봤을 때 희비극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능청스럽게 'N차 관람'을 독려했다.
영화가 1000만 흥행을 달성할 시, 이병헌은 "혼자 하든 다같이 하든 1주일 간 게릴라 무대인사"를 약속했고, 손예진은 "다같이 코스튬을 입고 사람 많은 곳에서 춤추기"를 내걸었다. 그러자, 염혜란이 "드레스 준비해놓고 있겠다"고 너스레를 놨고, 이성민도 "함께 하겠다"고 말해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어쩔수가없다'는 25년간 일했던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해고당한 뒤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을 시작하는 실직 가장 만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찬욱 감독이 2022년 영화 '헤어질 결심' 이후에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영화는 앞서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국제관객상을 수상했다. 18일 오후 4시 기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예매관객 24만명을 돌파하며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