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섬에서 금속탐지기로 조선시대 동전 무더기로 찾았습니다”
||2025.09.21
||2025.09.21
한 섬의 산속 깊은 곳. 온갖 쓰레기로 뒤덮인 황폐한 땅에서 예상치 못한 역사의 흔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금속탐지기 탐사는 일제강점기 동전부터 조선시대 엽전까지 다양한 유물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쓰레기 섬에서 쏟아지는 대박 유물들’이란 제목의 영상이 '발굴불패' 유튜브 채널에 최근 올라왔다. 영상에는 한 섬에서 진행된 금속탐지 탐사 과정이 담겼다. 탐사자는 데이터조차 터지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 옛길을 찾아 탐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탐사 초반에 찾은 건 쓰레기가 대부분이었다. 드럼통 등 각종 폐기물이 널려 있는 환경에서 처음으로 찾은 의미 있는 발견물은 특이한 형태의 열쇠였다. 목걸이처럼 줄이 달린 이 열쇠는 일반적인 형태와 달라 주목을 끌었다.
본격적인 발굴은 일본 동전 발견과 함께 시작됐다. 후지산이 새겨진 일본 알루미늄 주화가 연이어 나오면서 탐사 지역의 특성을 드러냈다. 특정 구간에서만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같은 지역에서 총 4개의 일본 알루미늄 주화가 발굴됐다.
더 큰 성과는 일본 동전에 이어 나타났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오전(5엔짜리 동전)이 발견된 것이다. 이후 당오전과 당일전 등 다양한 조선시대 엽전들이 연달아 발굴됐다. 탐사자는 4개월 만에 엽전을 보게 됐다며 감격을 표했다.
당일전은 고종 3년(1866년)에 처음 발행된 동전이다. 평소 사용되던 상평통보와 동일한 가치를 지녔다. 하지만 조선은 경복궁 중건 등 막대한 국가 재정이 필요했고, 이에 고종 4년(1867년) 흥선대원군이 당일전의 가치를 5배로 올려 만든 당오전을 발행했다.
탐사 과정에서는 동전 외에도 흥미로운 유물들이 나왔다. 당나귀용으로 추정되는 편자와 총알, 탄 클립 등이 발견돼 이 지역이 과거 격전지였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온전한 형태의 탄 클립은 처음 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두돈오푼 백동화였다. 용 문양이 새겨진 이 동전에선 '조선 개국 503년'이라는 글자가 확인됐다. 탐사자는 이를 보기 힘든 주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탐사자가 찾은 두돈오푼 백동화는 개국 501년이나 502년을 기념하는 주화보다 두 배 이상 희소한 희귀 주화다. 백동(구리75%, 니켈 25%) 재질이고 여의주를 쥐고 뛰노는 어린 용 한 쌍과 이화휘장(조선 대한제국 시기 발행된 주화에 새겨진 배꽃 문양), 무궁화가 새겨져 있다. 이날 탐사의 최고의 성과라고 할 만하다.
나무뿌리 밑과 경사로 등 다양한 지점에서 유물이 발견됐다. 특히 고갯길을 따라 탐사하면서 상평통보 등 조선시대 화폐가 추가로 나왔다. 상평통보는 인조 11년(1633)에 처음으로 시험 주조되고 숙종 4년(1678) 1월 23일부터 유통되기 시작한 조선 화폐다. 맷돌전으로 추정되는 가운데가 갈린 형태의 엽전도 발견됐다. 상평통보 당백전의 경우 맷돌로 음식을 갈아 만들 때 상판과 하판에 끼운 뒤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완충역할을 하는 금속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탐사 결과 일본 알루미늄 동전 4개, 오전 여러 개, 각종 엽전 5개 등이 주요 성과물로 정리됐다. 이 외에도 편자, 총알, 탄 클립 등의 부대 발견물들이 있었지만, 총알류는 안전상 제자리에 다시 묻어두었다고 밝혔다. 탐사자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손맛을 봤다며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