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에게 겨드랑이 냄새를 맡게한…20년전 광기의 한국 국민 예능 수준
||2025.09.28
||2025.09.28
20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름하여 ‘스펀지’. 국민 예능으로 불리며 별의별 호기심을 실험하던 그 방송이, 지금 돌이켜보면 미쳤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기획을 내놓은 적이 있다. 바로 겨드랑이 냄새로 남녀를 구별할 수 있느냐는 충격의 실험이었다.
당시 방송국은 이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대형 실험처럼 포장하며 진지하게 접근했다. 요리 연구가를 섭외했는데, 이유는 단순했다. 음식 맛을 구분하는 후각이 예민하니 겨드랑이 냄새도 잘 구별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지금 보면 기괴하기 짝이 없는 논리지만, 제작진은 의도적으로 ‘과학적 검증’처럼 포장했다.
실험 도구 역시 압권이었다. 겨드랑이 냄새를 채취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3중 흡입관을 준비해왔다. 화면에는 “진지한 준비 과정”이라는 자막이 깔렸고, 시청자들은 대체 무슨 광경을 보게 될지 긴장 반, 황당 반의 눈으로 지켜봤다.
드디어 실험이 시작됐다. 출연자가 직접 흡입관을 통해 겨드랑이 냄새를 맡자마자 이목구비가 찌그러졌다. 화면에는 “도무지 참을 수 없는 진국의 냄새”라는 미친 자막이 깔렸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폭소로 번졌다. 그러나 실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여성의 겨드랑이 냄새를 맡는 차례가 이어졌다. 출연자는 놀랍게도 의외로 꽤 진지한 표정으로 시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코와 입이 일그러지며 결국 포기. 실험은 웃음 속에서 종료됐다.
당시 시청자들은 “진짜 저걸 방송에 내보낸다고?”라며 경악하면서도, 동시에 그 시대만의 날것의 감성에 열광했다. ‘스펀지’가 가진 파괴력은 바로 이런 엉뚱함과 진지함의 충돌에서 나왔다. 요즘 기준으로는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지만, 그 시절엔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TV 앞에 모여 앉았다. 어처구니없고 터무니없지만, 그렇기에 더 선명하게 기억되는 시대의 한 조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