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스’ 정경호 "아직도 꿈 좇는 과정에 있어"
||2025.09.29
||2025.09.29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고민은 '일'(1)도 없었어요."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영화 '보스'의 주연배우 정경호가 한 말이다. 정경호는 조우진, 박지환, 이규형과 앙상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음을 밝혔다.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보스'(감독 라희찬·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로 만난 정경호는 "만날 쫑파티 같은 데에서 '같이 (작품) 하자'고 말로만 하다가 이렇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작품을 만나게 돼서 기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평범한 얼굴로 비범한 연기를 선사하는 조우진과 앙상블에 대한 기대가 컸다. 조우진에 대해 정경호는 "닮고 싶은 선배"라고 팬심(?)을 드러냈다.
"우진 형이 연극 할 때 보러 간 적도 있고, 형은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해요. 그래서 언젠가 꼭 같이 한번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이번에 함께 연기를 하면서 연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형의 작품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과 애정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피아니스트에서 탱고 댄서로 변경…3~4개월 연습"
'보스'는 보스의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넘버 투'들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물이다. 폭력조직 식구파의 보스가 갑작스레 사망하고 그 후임으로 조직 내 2인자들인 순태와 경표가 적임자로 떠오른다. 그러나, 순태는 맛집 셰프를, 경표는 탱고 댄서를 꿈꾸며 보스가 되기를 거부한다. 그러면서 차기 보스 선출을 둘러싼 치열한 양보전이 펼쳐진다. 조우진과 정경호가 순태와 경표를 각각 연기했다.
정경호는 경표를 연기하며 난생 처음 탱고에 도전했다. 원래 경표는 시나리오 상에서 피아니스트를 꿈꾼다고 설정돼 있었으나 촬영 준비 과정에서 탱고 댄서로 바뀌었다.
"피아니스트를 하기에는 준비할 시간이 적어서 고민하던 중에 우연찮게 감독님과 탱고 바에 갔어요. (춤이) 너무 멋있었어요. 때마침 감독님이 탱고 레슨을 받고 있다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고 '강표가 탱고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죠. 그렇게 설정이 바뀌고 3~4개월 배웠는데, 제가 습득력이 좋은 편이 아니더라고요. 예전에 신원호 PD님이 저더러 '몸에 음악의 피가 없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웃음)
정경호는 자신의 춤사위를 아쉬워했지만,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연기해냈다. 그는 "대역을 썼는데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못하면 안 된다"고 자신의 탱고를 박하게 평가했지만 직접 소화해냈다는 점에서 작품에 쏟은 그의 노력과 애정을 엿보게 했다.
●"꿈에 대한 이야기…좋은 배우가 되는 게 꿈"
'보스'는 조폭을 소재로 하지만 그 안에는 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경표는 식구파의 정통 후계자로 차기 보스 후보로 거론되지만 뒤늦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새 삶을 살려고 하는 인물이다. '보스'가 꿈꾸는 이들의 성장담으로 읽히기도 하는 이유다. 정경호가 유명 드라마 PD인 정을영 PD의 반대를 딛고 데뷔해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 그 역시 캐릭터에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을 터였다.
"아버지가 막 반대했다기보다는 힘든 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아들을 걱정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20년간 넘게 연기하면서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연기가 재밌고 좋아요. 좋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기 때문에 저 역시 경표처럼 여전히 꿈을 좇고 있는 과정에 있어요."
정경호는 올해 상반기에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에서 귀신을 보는 노무사로 억울하게 노동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위로를 선사했고,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새 작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전공의생활')에서 김준완 교수로 특별출연해 극에 활력을 선사했다.
이와 관련 정경호는 "누누이 말하지만 우리가 특별출연이 아니라 '전공의생활'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세계관에 껴든 것"이라는 너스레로 인터뷰 현장에 웃음을 줬다. '보스' 이후에는 오는 12월 방송 예정인 tvN 새 드라마 '프로보노'를 선보인다. '프로보노'는 속물 판사에서 공익 변호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로 유쾌한 법정 물이다. 올해 '노무사 노무진'부터 '프로보노'까지 3편, '전공의생활'까지 포함하면 4편을 선보이며 꽉 찬 한 해를 보내게 됐다.
"올해는 작품들을 통해서 꽉 채워진 느낌이 들어요. '노무사 노무진'을 하면서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보스'를 하면서는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얻은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한창 '프로보노'를 촬영하고 있는데, 이 작품까지 잘 마치면 올해를 뜻깊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