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효능... 정부가 해외반출까지 막는 ‘한국 나무’
||2025.10.09
||2025.10.09
산 속에서 가시 돋친 줄기로 자신을 보호하며 살아가는 꾸지뽕나무. 이 작은 나무 한 그루에는 우리 조상들이 수천 년 동안 쌓아온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잎부터 뿌리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보물같은 나무, 꾸지뽕나무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꾸지뽕나무는 동아시아에 자생하는 높이 3~8m로 자라는 뽕나무과 꾸지뽕나무속의 낙엽활엽교목이다. 한국에서는 중부 이남의 서남해안에 주로 분포한다. 해발 100~700m의 양지바른 산기슭이나 마을 주변에서 자란다.
이름의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뽕나무가 아니지만 비슷한 특성이 많아서 구태여 뽕나무라는 뜻의 '굳이+뽕나무'라는 설과 목재가 단단하기에 '굳은 뽕나무'가 변형돼 꾸지뽕이 됐다는 설이 있다. 중국과 한국이 원산지이며 일본, 중국, 동남아 일부 지역에도 분포한다.
꽃은 5, 6월에 핀다. 열매는 지름이 2.5cm이고 9, 10월에 빨간색색으로 성숙한다. 과육은 달고 식용이 가능하다.
꾸지뽕나무는 다양한 부위가 활용된다. 뽕나무처럼 잎을 누에의 먹이로 사용할 수 있다. 꾸지뽕을 먹인 누에가 뽑은 실은 질기고 튼튼해 활시위와 거문고 줄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만 뽕잎에 비해 기호성이 떨어지고 사육 기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목재는 단단하고 탄성이 좋아 활이나 악기, 기구 제작에 사용된다. 뽕나무보다 단단해 '굳이뽕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꾸지뽕나무는 가지와 줄기에 가시가 많은 특성 때문에 과거 울타리용 나무로 심는 경우도 있었다. 가축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했다.
꾸지뽕나무는 약재로도 널리 활용된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향약집성방, 중약대사전 등에서는 자양, 강장 효능과 신체 허약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기술돼 있다. 오래된 중국본초학 서적에서도 꾸지뽕은 간이나 위장에 약효가 미친다고 기록돼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꾸지뽕 열매는 자양강장의 효능이 있고, 신체 허약증, 정력 감퇴, 불면증, 시력감퇴 등에 효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껍질과 뿌리는 여성들의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꾸지뽕의 가장 주목받는 효능 중 하나는 항암 작용이다. 1979년 약학통본에서는 꾸지뽕 주사액이 위암, 장암, 간암, 폐암 등에 약 71%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향암본초에서는 뿌리와 줄기 추출물이 식도암 세포에 세포독성을 나타낸다는 결과가 실렸다. 최근 약리 실험에서 항암 작용, 혈당 강하 작용, 혈압 강하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 실험에서 위암, 간암, 폐암, 피부암 등 항암에 효능이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에 대한 효능도 주목할 만하다. 체내 포도당 이용률을 높여주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주는 효과가 있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관 벽을 강화해 고혈압 등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연구에서도 꾸지뽕 추출물이 혈당 강하 효과와 지질 개선 효과를 보여 당뇨병과 고지혈증 보조 식품으로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소화기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잎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고 위 점액을 증가시켜 소화불량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 높은 폴리페놀 함량과 항산화 활성을 가져 차로 활용된다. 꾸지뽕나무 열매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를 돕고, 변비를 예방하며, 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간 건강 보호 효과도 보고됐다. 꾸지뽕 잎 추출물이 비만 억제와 간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 꾸지뽕나무는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피부 질환에 대한 효능도 주목받고 있다. 꾸지뽕잎에서 아토피 피부염 억제력이 특출한 신개념의 천연식물성 아토피 피부염 억제 조성물을 추출, 개발하고 특허출원했다고 연구팀이 밝혔다.
꾸지뽕나무는 항산화, 항고혈당과 같은 약리학적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플라보노이드를 다른 물질에 비해 다량 함유하고 있다. 쿠마린, 루틴, 스티그마스테롤, 가바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보고된 바 있다.
열매는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있지만 씨가 많아 생과보다는 주로 약재나 발효액, 효소, 잼, 건강식품 원료로 쓰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꾸지뽕 와인과 꾸지뽕차가 특산품으로 상업화되기도 했다. 껍질과 뿌리껍질은 혈액순환 개선 및 소염 효과를 위해 쓰인다.
잎은 차나 화장품 원료로도 활용되며 항산화, 항균성이 있고 위염, 위궤양 등 위 질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열매는 붓기 제거와 같은 민간요법에도 사용된다. 줄기와 뿌리를 달여 마시면 당뇨병 개선에 좋다고 전해진다.
꾸지뽕나무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환경을 제공하며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역할을 한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외반출 승인 대상 생물자원으로 지정돼 있으며, 지역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대상이 되기도 한다.
최근 농촌에서는 꾸지뽕을 활용한 6차 산업화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차, 와인, 발효액, 화장품 등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일부 농가에서 꾸지뽕 와인을 특산품으로 내세워 지역축제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채취 시기, 품종, 재배 조건에 따라 잎의 성분이나 활성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다양한 재배 조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