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테이토 지수 79%] ‘중간계’, AI 활용 장편영화 첫 시험대
||2025.10.14
||2025.10.14
AI(인공지능)가 영화산업의 '뜨거운 감자'다. 인간의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 표현과 창작의 한계를 극복하게 한 CG(컴퓨터그래픽)처럼, AI 또한 영화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와, 창작자들의 초상권 및 저작권 등 권익을 침해하고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맞선다.
그러나 AI는 지금 전 세계의 화두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국내 영화산업에서도 단편 영화 중심으로 AI를 활용하거나 AI로 제작하는 작업들이 활발하다. 그러한 가운데 오는 15일 개봉하는 강윤성 감독의 '중간계'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AI를 활용한 장편 상엽영화여서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중간계'는 강윤성 감독이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서 선보이는 영화다. 그간 '카지노' '파인'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리즈 연출에 주력했던 강 감독이 '원모어 펌킨'와 '멸망의 시' 등의 AI 단편 영화로 주목받은 권한슬 감독과 손잡고 선보이는 작품이다.
●차량 폭파 장면, 1~2시간 만에 완성
'중간계'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저승사자들에게 쫓기게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 감독이 당초 AI 단편 영화 연출로 제안을 받았다가 장편 영화로 선회해 상영시간 60분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주요 배경인 중간계는 이승과 저승 사이의 세계로, 이곳에서 영혼들은 저승사자들에 의해 소멸하거나 부활한다. 인물들이 소멸하지 않으려고 분투하는 상황들을 긴박하게 펼쳐낸 판타지 액션 물이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인물들이 마주치는 저승사자, 사천왕, 염라, 해태 등 미지의 존재들과 그들의 움직임을 AI를 활용해 구현했다. 인물들이 저승사자 등의 무리를 피해서 지하철 역, 조계사, 광화문으로 이동하며 액션 장면이 연이어서 나오는데 실제 배우와 실제 배경, 그리고 AI로 형상화한 크리처가 어우러져 한 장면에 담겼다. 이러한 장면은 국내에서 처음 진행된 작업으로, '중간계'가 일군 성취다.
다만, AI가 실사와 결합하는 부분에서 기술적 한계가 있어선지 일부 장면들은 어색한 CG(컴퓨터그래픽)를 보는 듯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는 AI로 구현할 수 없는 장면들에 대해서는 CG로 보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극 초반에 등장하는 차량 폭파 장면을 AI로 1~2시간 만에 작업을 끝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CG로 작업했다면 4~5일은 걸렸을 것이라는 게 감독의 말이다. AI를 활용한 첫 장편 상업영화로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던 만큼 '중간계'의 시도가 영화 제작 방식의 변화를 이끄는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되지 못한 이야기
그러나, 아무리 기술적 성취가 뛰어나도 서사의 매력이 부족하면 대중의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다. 아쉽게도 '중간계'는 이야기를 완결하지 못하면서 흥미로운 세계관도, 유의미한 시도도 희석되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인물 설명과 추격적으로 상영시간 60분을 채우는데 추격전이 진행되는 도중에 끝이 난다.
짧은 상영시간에도 재력가 재범(양세종)을 시작으로 국정원 장원(변요한), 배우 설아(방효린), 방송사 PD 석태(임형준), 형사 민영(김강우), 물개(이무생) 등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해외에서 불법으로 큰 부를 축적한 재범이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 귀국하자, 그와 그의 돈을 노리고 장원과 민영, 설아, 석태가 장례식장에 모여들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이들이 불순한 동기로 잘 알지도 못하는 망자의 장례식장에 모이는 모습이 이후 펼쳐질 사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미를 돋운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고 추격전이 시작되면, 그 이후부터는 동일한 패턴의 쫓고 쫓기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깊은 이야기를 진전시키지 못한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완결하지 못한 채로 매듭짓는 후반부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이다. 이 때문에 인물들의 행위가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도 더러 있다. 예를 들면, 저승사자가 설아의 영혼을 소멸시킬 수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이번 영화에서는 밝혀지지 않는다.
'중간계'는 2시간 분량의 영화를 1, 2편으로 나눠서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강윤성 감독은 AI의 기술적 한계를 그 이유로 들면서 시리즈로 선보일 계획을 밝혔지만, 완결되지 못한 이야기가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각본·감독 : 강윤성 / AI 연출: 권한슬 / 출연 : 변요한, 김강우, 방효린, 임형준, 양세종, 그리고 이무생 / 제작 : 포엔터테인먼트 / 배급 : CJ CGV / 장르 : 액션 / 개봉: 10월15일 CGV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60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