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보기 힘든데…최근 1000마리 떼죽음으로 난리 난 멸종위기 1급 ‘토종 동물’
||2025.10.15
||2025.10.15
오는 16~17일 국회에서 산양의 현실을 고발하는 '야생의 증언'이 열리며 멸종위기 1급 산양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양은 한국의 토종 동물이자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지정돼 국가적인 보호를 받는 동물이다. 또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으로 등재된 국제적인 보호종이기도 하다.
산양은 바위 절벽과 험준한 산악 지대에 서식하며 한반도 생태계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종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산양의 생존 환경은 극도로 악화됐다. 추정되는 국내 산양의 서식 개체수는 약 1000마리에서 2000마리 수준이다. 이 개체수만으로도 충분히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2023년 겨울부터 2024년 봄까지 발생한 대규모 폐사 사태는 산양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국가유산청의 공식 사망 신고 내역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발견된 산양 폐사체는 총 1022마리에 달한다. 이는 불과 6개월 만에 국내에 사는 산양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충격적인 수치이다.
지역별 폐사 신고 건수는 강원도 양구, 화천, 인제, 고성 등 비무장지대(DMZ) 인접 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설악산 국립공원 일원과 경북 울진·삼척 지역에서도 다수의 사체가 확인됐다.
산양 집단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상 기후로 인한 폭설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 무분별한 도로 건설 등 복합적인 영향이 지목된다.
숲을 잃은 산양에게 인간의 길은 '거대한 미로', 철망은 '감옥'이 되어 고립과 탈진, 로드킬을 부른다는 게 현장 활동가들의 진단이다.
산양은 겨울에 눈이 쌓여도 움직이지 않고 버티는 습성을 지닌다. 이로 인해 2023년 말부터 이어진 이례적인 폭설은 산양의 먹이 활동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많은 산양이 울타리 앞에서 고립돼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탈진하거나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ASF 울타리가 야생동물의 이동을 막아 서식지 단절과 고립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전문가들은 기상 조건의 일시적인 완화뿐 아니라 ASF 울타리 재정비, 복원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비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서식지 관리 대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번에 국회에서 열리는 '야생의 증언' 전시회에서는 대책의 필요성을 더욱 조명한다. 사진전 '야생의 증언'은 ASF 차단 울타리와 도로 개발로 파편화된 서식지, 로드킬과 고립의 참상을 60여 점의 사진으로 전한다.
전시에는 혹독한 겨울을 버티는 산양의 '연대', 새끼를 지키는 어미의 '모성애'를 포착한 장면부터, 차가운 철망 앞에서 길을 잃은 '방황', 앙상한 나뭇가지를 뜯는 '절박함', 울타리 앞에서 생을 마감한 '장벽'의 순간까지, 60여 점이 선별돼 소개된다.
이기헌 의원은 "인간의 편의와 방역 정책이 멸종위기종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직시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여는 이번 사진전이 야생동물 보호 정책의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생명 공존의 가치를 회복할 실질적 변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 산양이 한반도의 산악 생태계를 굳건히 지킬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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