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新 애치슨 라인’은 근거 없다 미국의 NDS는 미군의 전력 구조, 예산 배분, 작전 개념을 결정하는 핵심인데, 대략 4년마다 작성되며 향후 수년간 미군의 진로와 방향을 규정하는 전략 문서이다. 지난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다소 엉뚱한 보도를 했는데,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만간 공개할 새 국방 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NDS)에서 아시아 지역 방위선 '애치슨 라인'을 다시 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방위선에 미군 시설이 많은 일본은 확실히 포함될 것이지만, 한국과 대만을 넣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인 것이다. 미국의 극동 아시아 방어선에서 대한민국을 제외한 ‘애치슨 라인’은 1950년 6.25 전쟁을 촉발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미국이 대한민국 방어를 포기하는 의미로 해석되었고, 그 틈을 이용하여 북한은 대한민국을 점령하기 위한 불법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관세 협상을 두고 한미가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한미동맹을 이간시킬 가능성 있고, 우리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도 고조시킬 수 있는 내용을 일본 언론이 일방적으로 보도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불쾌하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한미동맹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강력한 연합방어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찬물을 쏟아붓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한 국내 언론이 미국 국방부에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확립된 방어선은 제1도련선에 있고 그것이 전략의 중심(重心)’이며, 중국의 1차 해상 방어선이자 미국의 오랜 중국 봉쇄선인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중심축으로 두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 국방부가 새로운 국가방위전략(NDS) 공개를 앞두고 밝힌 ‘제1도련선 중심축’ 발언은 제1도련선의 가치를 재확인하면서 대한민국이 미군의 방어선에서 빠지는 ‘2025 애치슨라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들의 군사적 기여 증대를 주문하며 아시아 주둔 미군의 태세 변화를 예고한 대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중국 견제에 집중할 테니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한국이 상당 부분 감당해달라는 것이다. 또한 주한미군의 임무와 역할도 북한군 방어전담이라기 보다 대만 위기 대응 등 아시아 지역의 다른 상황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전략적 유연성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미동맹 관련 언급되고 있는 ‘동맹의 현대화’가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정부는 2026년 국방예산을 2025년보다 약 5조 원 늘린 사상 최대 66조 원으로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한 바 있고, 공군 전자전기를 비롯한 첨단 무기체계 개발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첨단의 무기체계를 도입하여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감이다. 6.25전쟁 당시 180여만 명의 미군이 한반도에서 전투를 했고, 그중 3만 8천여 명은 목숨을 잃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한미동맹이 걸어왔던 지난 70여 년의 과정은 지금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으로 귀결되었다. 때아니게 ‘제2의 애치슨 라인’과 같은 근거 없는 내용으로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한미동맹 관계를 훼손하려는 경거망동에 휩쓸리거나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국방 전략(NDS) 작성을 주도한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2021년 자신의 책 ‘거부 전략(The Strategy of Denial)’에서 미국의 방어라인에 대한민국을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첫째, 대한민국은 경제 강국이고, 중국에 대항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있다.둘째, 미군이 다수 주둔하고 있는 일본의 방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셋째, 향후 중국과 북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군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한민국을 미국의 방어선에서 제외하는 것은 실익이 없고, 대한민국 방어를 위해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콜비 차관의 생각은 그대로 미국의 국방 전략 그리고 한미동맹에도 반영될 것이다. 안보 환경 변화 및 산적한 도전 요인을 직면하고 있는 한미동맹이 기존의 신뢰 관계를 어떻게 더 심화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는 게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