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허가없이, 치과들이 불법 중국산 마취기로 환자 치료했더니…
||2025.10.26
||2025.10.26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식약처 허가 없이 판매되는 치과용 기기를 직구해 환자에게 사용한 치과의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치과의사 13명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충치 치료용 드릴, 치아 절삭기, 잇몸에 직접 닿는 구강 마취기 등을 해외 직구로 들여왔다. 모두 식약처 인증이 없는 불법 의료기기로, 국내 반입만으로도 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들이 들여온 기기는 천여 차례에 걸쳐 총 1억 4천만 원어치. 세관에는 “개인 사용 목적”이라고 거짓 신고를 하며 관세까지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는 의료기기를 수입할 때 구매금액이 미화 150달러 이하라도 반드시 식약처의 수입 허가와 정식 통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이를 모두 무시했다. 심지어 들여온 제품 중에는 제조업체 이름조차 표시되지 않은 것도 있었고, 멸균 여부조차 불확실했다. 일부 제품은 국내 정식 의료기기보다 가격이 10분의 1 수준이었다. 값이 싸다는 이유로, 환자의 몸속에 들어가는 장비를 아무런 검증 없이 사용한 셈이다.
조사 결과, 적발된 치과의사들은 “소모품이라 큰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개인이 불법으로 직구한 수준을 넘어,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불법 수입 정보를 공유하고 추천 제품까지 나눈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직적인 행위였다. 의료기기 관리법에 따르면 미인증 제품을 진료에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며,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분류된다.
식약처와 세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 직구 의료기기 통관을 전면 강화하고, 불법 유통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단속 문제가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안전성을 희생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이 값싼 기기에 유혹돼 불법을 저질렀다는 사실 자체가 경악스럽다는 반응이다. 믿었던 치과의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험이 된 이번 사건은, 의료계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린 또 하나의 경고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