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폭으로 부터 정치자금 받아” 폭로한 유명 변호사의 최후
||2025.10.26
||2025.10.26
2021년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불거졌던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조폭 연루설’ 의혹이 최근 법원 판결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제보 내용을 근거로 폭로하면서 전국적인 파문이 일었고, 대선 정국의 흐름까지 뒤흔들었던 사건이다. 하지만 법원의 결론은 “허위사실 유포”였다.
의혹의 발단은 2021년 10월, 변호사 장영하 씨가 연 기자회견이었다. 그는 성남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출신 박철민의 제보라며, “이재명이 조직폭력배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을 공개했다. 박철민이 작성했다는 자필 진술서와 사진, 금전 송금 내역 등이 함께 제시됐다. 문제는 이 자료의 출처와 신빙성 검증 없이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이를 국감장에서 그대로 인용했다는 점이다. 당시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조폭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단언했고, 발언은 전국 뉴스로 퍼졌다. 하지만 이후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 제시된 자료는 허위 또는 조작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장영하 변호사는 1958년 전북 정읍 출신으로, 단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판사로 근무하다가 1991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2003년 새천년민주당 인재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고, 이후 국민의당 후보로 여러 차례 총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2021년에는 이재명 후보 관련 의혹을 다룬 책을 출간하고, 배우 김부선 씨의 손해배상 소송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정치적으로 ‘반이재명’ 행보를 이어왔다.
이재명 후보 측은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은 1차 조사에서 장 변호사가 “박철민의 진술을 사실로 믿은 것”이라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이에 불복해 재정신청을 제기했고, 결국 사건은 정식 재판으로 이어졌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장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공적 인물에 대한 검증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허위 자료를 검증 없이 공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며 유죄 취지를 밝혔다.
이번 판결로 ‘조폭 연루설’은 사실상 허위로 종결됐다. 그러나 당시 의혹은 이미 대중의 인식에 깊게 각인되었고,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는 데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증 없는 폭로가 한 나라의 선거를 흔들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