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애니·멜로 열풍’…IP 팬덤 힘에 흔들리는 극장가 판도
||2025.10.26
||2025.10.26
[EPN엔피나우 고나리 기자] 10월 26일 기준, 극장 예매 순위 상위권이 일본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8번 출구’, 그리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이 최상위권에 포진하며 국내 극장가에 뚜렷한 일본 작품 선호 경향이 드러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영화 신작 ‘퍼스트 라이드’만이 힘겹게 예매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데이터 역시 일본 콘텐츠 강세를 확인시켜준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관객 소비 패턴의 근본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영화·애니메이션의 흥행 배경에는 강력한 원작 IP와 이를 지지하는 열정적인 팬덤이 있다.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 편’ 및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확고한 팬층을 확보해왔다. 이들 팬은 개봉 전부터 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집하고, 개봉과 동시에 여러 차례 관람은 물론 굿즈 수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높은 초기 흥행을 실현시켰다.
KOBIS 자료에 따르면, 해당 작품들은 개봉 첫날부터 높은 좌석 판매율을 기록하며 강력한 티켓 파워를 보여주었다. 미국의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 역시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극장판 애니메이션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관객 입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IP를 통한 ‘안전한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사전 예매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마케팅 전략 역시 흥행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30일 CGV에서 단독 개봉 예정인 ‘말할 수 없는 비밀: 마지막 챕터’는 아시아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IP 활용 사례다. 대만 원작과 한국 리메이크로 국내에서도 큰 팬층이 형성되었으며, 흥행으로 입증된 후루카와 코토네, 그리고 일본 아이돌 그룹 SixTONES의 쿄모토 타이가가 주연을 맡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배급사는 CGV에서의 단독 개봉이라는 전략적 조치를 통해 영화의 희소성을 극대화했고, 원작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일본 멜로 영화만의 감성을 강조하는 맞춤 마케팅을 추진했다. 이는 단순히 애니메이션 팬덤을 넘어 일본 멜로와 ‘말할 수 없는 비밀’ 특유의 분위기를 선호하는 관객층까지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
이처럼 일본 애니메이션과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관객 취향 역시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OTT 서비스의 활성화로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자, 검증된 IP나 특정 장르에 대한 선호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산 애니메이션과 멜로 영화의 경우, 특유의 감성과 서사로 형성된 고정 팬층이 반복 관람과 굿즈 소비 등의 방식으로 흥행의 근간이 되고 있다. 반면 최근 한국 영화는 강한 IP의 부재와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부재에 따라 관람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IP 기획 및 팬덤 조성과 변화하는 관객 성향에 맞춘 유통 전략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IP·팬덤·마케팅이 결합된 일본 영화가 흥행을 견인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CJ ENM, NEW, 호라이즌웍스/블루필림웍스, 쇼박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