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韓 떠났다…’뜻밖의 근황’
||2025.10.26
||2025.10.26
배우이자 소설가 차인표가 한국을 떠나 유럽 2개국에서 강연에 나섰다.
지난 해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으로 강연을 하고 옥스퍼드 내 43개 칼리지 도서관에 비치되는 등 해외에서 먼저 소설 작품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던 차인표 작가가 이번에는 동유럽의 슬로베니아와 튀르키예에서 각각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과 ‘인어사냥’을 가지고 강연장에 섰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차인표 작가가 2009년에 처음으로 썼던 소설 ‘잘가요 언덕’을 개정한 것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문제를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쉽게 아름다운 동화의 언어로 풀어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지난 22년에 출간된 ‘인어사냥’은, 동해안 전설 속에 등장하는 인어와 그 인어를 잡아서 기름(어유)을 짜 영생을 얻으려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이 빚어낸 환경 파괴에 대한 문제 의식을 드러낸 작품으로 차인표 작가에게 지난 9월 제14회 황순원 문학상 신진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난 21일 오후 1시(현지시간) 차인표 작가가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 있는 류블랴나 대학교 인문대학 5층 블루룸에서 특별 강연을 가졌다.
류블랴나 대학교는 1810년 처음 설립된 245년 전통의 슬로베니아 최대 규모의 종합대학교다. 교원 수가 3500여 명, 학생 수가 5만 6000여 명에 이르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대학으로 동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명문 대학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는 류블랴나 대학교 아시아학부에 한국학과가 설치된 것은 지난 2023년. 현재 1, 2학년 각각 15명씩 30명의 학생들이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다.
이날 열린 차인표 작가의 특강에는 류블랴나 대학교 한국학과 학생 30명과 다른 학과에서 한국학과 관련된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 20명, 그리고 교직원과 류블랴나에 거주하는 한국 동포, 그리고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프랑스, 체코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60여 명이 참석했다.
특강의 주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동화의 감각으로 쓴 자신의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북 토크 형식으로 진행돼 차 작가의 강연과 학생들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차인표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 ‘용서를 구하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들에게 사과를 받으려는 것은, 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용서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등의 내용으로 약 한 시간 가량 강연을 이어갔다.
강연 후 이뤄진 학생들의 질문도 그 어떤 전공 과목 수업에서보다 뜨거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대학교에서 강연을 마친 차인표 작가는 이번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대학교로 이동해 또 다른 소설 ‘인어사냥’으로 두 번째 강연을 진행했다.
차인표 작가는 23일(목) 오전 10시(현지 시간) 이스탄불 대학교 본관 2층 블루홀에서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진 및 재학생, 이우성 주이스탄불 대한민국 총영사 및 공관원, 이스탄불 세종학당 강사 및 수강생, 이스탄불 주재 재외국민과 한국문학에 관심 있는 튀르키예 현지인 등을 120여 명을 대상으로 ‘차인표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이스탄불 대학교는 그 역사가 무려 570년을 넘는 명문대학교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합쳐 6만 8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튀르키예 최대 국립대학이며, 2명의 튀르키예 대통령과 1명의 총리를 배출했고, 20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무크를 비롯해 2명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다. 튀르키예 화폐에 도안되기도 한 대학교다.
이스탄불 대학교의 한국어문학과는 지난 2016년 설치돼 튀르키예의 한국 문화 알리기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인표 작가의 이번 강연은,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지원하는 ‘한국문학번역 워크숍’ 의 일환으로 열렸다. 전설 속의 인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환경 파괴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담은 소설 ‘인어사냥’을 대상으로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학생들이 ‘한국문학 번역 세미나’를 가진 것이다.
이미 튀르키예에서는 K-팝과 K-드라마가 여러 해 전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고, 그런 탓에 많은 사람들이 배우 차인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대학생과 일반인들도 차인표 작가의 ‘사랑을 그대 품안에’나 ‘왕초’, ‘불꽃’, 등의 드라마를 좋아했다.
그런데 영상 속에서 보던 ‘차인표’가 아닌 소설의 저자로 만난 ‘차인표’에 대해 참석자들은 또 다른 강렬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인상 깊게 읽은 소설의 저자를 직접 대면하고 그의 열정적인 강연을 들으면서 강연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류블랴나와 이스탄불 두 대학교에서의 강연을 마친 차인표 작가는 “두 학교 모두 학생들의 표정과 태도가 대단히 진지했다”며 “아직은 낯선 한국 문학에 대한 강의임에도 끝까지 집중하는 열기와 정성이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비단 나의 소설에 보내는 관심이 아니라, 전 세계에 퍼진 한류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류블랴나, 이스탄불 두 대학교 모두 강연 후 여러 학생들이 메시지, SNS DM 등을 통해 추가 질문을 해오고 있다”며 “류블랴나 대학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슬로베니아어로 번역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고, 이스탄불 대학은 올해 ‘인어사냥’을 번역한 데 이어 내년에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번역하고 싶다, 그때 또 특강을 와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