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류승룡의 '웃픈' 분투, '김 부장 이야기'의 현실 공감
||2025.10.27
||2025.10.27
배우 류승룡이 이 시대의 중년 가장이자 '꼰대'로 불리는 대기업 부장으로 변신해 짙은 비애와 현실적인 웃음을 자아내며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5년 차 부장이 현실의 벽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지난 25일과 26일, 2편의 이야기를 공개하며 출발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극본 김홍기 윤혜성·연출 조현탁·김 부장 이야기)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중년 남성이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하고 가족 생계를 책임진 가장의 현실과 언제 닥칠 지 모르는 퇴직 등 불안에 시달리는 주인공을 통해 오늘을 버텨내는 수많은 직장인에게 위로를 건넨다. 무거운 현실을 다루는 이야기이지만, 이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연출과 류승룡의 능청스러운 열연이 어우러지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2.9%(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시작해 2회에서 0.6%P 상승한 3.5%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간대에 방송한 김다미·신예은 주연의 '백번의 추억' 1·2회 시청률인 3.3%, 3.6%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초반 상승 폭은 더 큰 만큼 향후 주말극 경쟁에서 어떤 양상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 "위대한 인생" 김 부장에게 드리운 먹구름
주인공 김남수(류승룡)은 초반부터 위기에 처했다. 아들에게 "대기업 25년 차 부장으로 살아남아서 서울에 아파트 사고, 애 대학까지 보낸 건 위대한 인생"이라면서 자부심을 드러낸 김낙수는 회사에서도 임원 승진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하지만 퇴직 압박을 받으면서 울릉도로 발령을 받은 입사 동기 허태환(이서환)이 위급한 상황에 처하자 회사는 그 자리를 대신할 사람을 찾아 나섰다. 인사팀장은 김낙수를 지목했지만 백정태(유승목) 상무는 최측근인 김 부장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 상무의 충고를 들은 김 부장은 팀원들을 불러놓고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후배들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제 이야기를 하기 바쁘고 끝에는 업무를 가중시키며 팀원들의 불만만 키웠다. 가족과의 사이도 좋지 않았다.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낙수는 아들 김수겸(차강윤)의 스타트업 도전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끝내 수겸은 반기를 들었다. 아내 박하진(명세빈)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지만 이마저도 낙수에게는 쓸데없는 행동일 뿐이었다. 여기에 낙수가 승인한 서비스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며 회사가 비상상황에 돌입하며 그의 앞날에 또 한 번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김 부장 이야기'는 부동산과 직장 생활, 조직에서 밀려나는 상황과 자녀 교육 등 현실적인 소재로 공감을 이끌어낸 송희구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원작의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더 현실적인 상황을 담아내 오늘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일상을 씁쓸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극 중 김 부장은 현실 속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는 듯한 인물이다. 서울에 자가 아파트를 마련하고 대기업 부장 자리까지 올랐지만 가족과의 대화는 쉽게 이어지지 않고 직장 내 입지 또한 위태롭다. 많은 것을 이룬 듯하지만 정작 손에 쥔 것이 없는, 노후 걱정이 앞선 오늘날 직장인의 초상을 담아낸 캐릭터다.
능수능란하게 웃음을 끌어내는 류승룡의 생활감 넘치는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김낙수 부장은 팀원들에게 출근 시간으로 눈치를 주는 것은 물론 새 차와 명품 가방에 잔소리를 늘어놓는 전형적인 '꼰대'다. 류승룡은 상사보다는 저렴하지만 팀원보다는 비싼 가방을 사기 위해 가격대를 맞추거나 명품 아파트에 자가로 사는 후배와 건물주 친구의 모습에 놀라면서 부러움을 숨기지 못하는 낙수의 모습을 천연덕스럽 연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위대한 인생"이라고 자평했지만 매일 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쓸쓸하고 '짠한' 외로운 가장의 모습도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앞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오직 그럴듯한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낙수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차 설자리를 잃고 전부라고 믿었던 것들도 하나둘씩 무너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증을 높였다. 류승룡은 김낙수를 연기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면 볼 수 있는 꼰대들의 모습이나 제 안에 있는 꼰대의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면서 "꼰대에게도 그럴 수밖에 없는 서사가 있고 책임감도 있는 만큼 미워할 수 없는 모습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