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에서 사람 끌고 간 곰…일본 전역 ‘곰 공포 비상’
||2025.10.27
||2025.10.27
일본이 지금 ‘곰 공포’에 휩싸였다. 예전에는 산속에만 있던 곰이 이제는 온천, 주택가, 심지어 슈퍼마켓까지 내려오고 있다. 지난 10월, 이와테현의 한 온천에서는 청소를 하던 직원이 곰에게 끌려가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만 이미 10명이 곰에 의해 사망했고, 부상자는 100명이 넘는다. 일본 언론은 “곰이 매일 뉴스에 나온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지금 전국이 비상이다.
현재 일본 전역에는 두 종류의 곰이 서식한다. 혼슈 지역에는 반달가슴곰이, 홋카이도에는 불곰이 산다. 홋카이도에는 약 1만여 마리, 본토에는 1만~2만6천 마리의 곰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개체수는 파악조차 안 될 정도다. 특히 올해는 이상 기온과 여름 폭염으로 인해 곰의 주요 먹이인 도토리와 머루가 대량 흉작을 겪었다. 먹을 것이 사라지자 곰들이 사람 사는 마을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정원에 심은 밤나무와 호두나무, 쓰레기통, 쌀창고까지 뒤지며 먹이를 찾는다. 심지어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는 사례도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 일본 정부는 결국 ‘긴급 사살’을 허용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곰이 사람 사는 구역에 출몰하면 즉시 사격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곰을 잡을 사냥꾼이 없다. 헌터들의 평균 연령은 60세가 넘었고, 젊은 세대는 거의 없는 데다, 사냥꾼 일당이 하루 10만 원 수준이라 지원자도 적다. 결국 총은 풀었지만, 방아쇠를 당길 인력이 부족한 셈이다.
이 문제는 단순한 ‘야생동물 사고’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생태 위기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산림 벌목과 태양광 개발로 곰의 서식지를 밀어내고, 산속의 먹이원을 파괴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개발로 산을 잃은 곰이 먹을 것을 찾아 내려오면 사람들은 위험하다며 총을 들고, 환경단체는 “인간이 잔혹하다”고 반발한다.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진 일본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올해는 특히 가을 단풍철을 맞아 관광객의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당국은 “곰 동면기 전까지 산행이나 단풍놀이를 자제해달라”고 경고했고, 홋카이도는 8월부터 11월 말까지 ‘불곰 주의 특별기간’을 선포했다. 하지만 여전히 곰 출몰 영상은 매일 SNS에 올라오고 있다. 사라진 도토리가 불러온 이 ‘곰의 역습’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무너뜨린 생태 질서의 경고음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