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와 노소영의 관계를 맺어준 대한민국 거대 사교 모임의 정체
||2025.10.27
||2025.10.27
노소영. 재벌가 이혼 소송의 주인공이자, 전직 대통령의 딸. 그리고 지금,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묘하게 맞닿아 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표면적으로는 ‘문화예술과 봉사’를 내세운 여성 인맥 네트워크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권력, 종교, 재벌, 정치가 뒤엉킨 거대한 사교의 집단처럼 보인다.
그 시작은 ‘미래회’다. 노소영이 주도하는 미래회는 재벌가 사모님들과 문화계 인사들이 모인 단체로 알려져 있다. 겉으론 봉사단체지만, 실제론 노소영 개인의 사적 방패막이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 단체의 구조는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하나회’를 떠올리게 한다. 겉으로는 조직이 아니라지만, 내부에선 정치적 교류와 정보 공유가 오간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문제는 이 모임의 인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네트워크와 일부 겹친다는 점이다. 노소영의 ‘미래회’ 핵심 멤버 중엔 ‘예화랑’의 김방은 관장이 있다. 이 화랑은 윤 대통령의 비공식 선거 사무소로 거론된 장소이기도 하다. 김 관장은 노소영과 오래된 교류를 이어왔고, 아트센터 나비(노소영이 운영하는 미술관) 행사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또 다른 이름,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예화랑 건물의 고가 임대 계약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며, 이 역시 노소영 라인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노태우 정권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원의 딸 박지영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육공시대 리턴즈. 1980년대 권력 네트워크가 문화예술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되살아난 모양새다.
더 섬뜩한 건, 미래회가 사실상 노소영의 사수대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2대 회장 김은남 광림교회 권사는 이혼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과 동거인을 공격하는 네이버 카페를 운영했다. 이 카페는 악성 댓글을 조직적으로 퍼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김 권사는 집행유예와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단순한 팬심이 아니었다. 노소영을 중심으로 한 여성 권력 인맥이 여론전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이 사교 네트워크는 법정 판결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 노소영에게 1조 4천억 원의 재산 분할을 안긴 김시철 부장판사는 노태우의 경북 후배이자, 5·18 특별법 제정에 반대했던 김동환 변호사의 아들이었다. 게다가 노소영과 국제래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김시범 교수의 동생으로 알려져 있다. 우연치고는 묘하다.
겉으로는 봉사와 예술, 안으로는 권력과 이권. 노소영의 ‘미래회’와 김건희 여사의 ‘아트센터 나비’가 그린 선은 단순한 친목의 선이 아니라 대한민국 상류층의 비공식 회로로 이어진다. 누구는 그것을 네트워킹이라 부르고, 누구는 그것을 보이지 않는 권력의 뿌리라 말한다. 이제 그 연결고리의 끝에 누가 있는지, 국민은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