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4월 사북에서 벌어진 진실...다큐 영화 ‘1980 사북’ 주목
||2025.10.29
||2025.10.29
1980년 4월 강원도 정선의 탄광촌 사북. '경찰이 사람을 죽였다'는 비명이 들리고, 광부들과 대치하던 경찰들은 한 발 물려난다. 이후 무장한 계엄군이 사북으로 향한다.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벌어지기 정확히 한 달 전, 사북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29일 개봉한 영화 '1980 사북'(제작 영화사 느티)은 45년 전 사북에서 일어난 비극인 '사북 사건'을 되짚는 휴먼 탐사 다큐멘터리다. 연출을 맡은 박봉남 감독은 5년간의 집요한 추적 끝에 당시 사북에서 벌어졌지만, 엇갈린 기억 속에 누구도 주목하지 않고 묻힌 현대사의 비극을 스크린에 되살린다.
'1980 사북'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시달리면서 생사를 넘나든 광부들의 모습을 비춘다. 민주화를 향한 열망이 거센 시대의 분위기 속에 사북의 광부들은 부당한 노동 현실과 어용 노조 등에 맞서 생존권 보장을 외쳤지만 국가는 이들을 '폭도'로 내몬다. 목숨을 걸고 일하던 광부들은 사북 지역을 장악하고 바리게이트를 친다. 영화는 광부들이 생존을 위해 벌인 항쟁과 이를 은폐하려는 국가 사이에서 감춰진 진실을 파고든다. 동시에 알려지지 않은 현대사 비극에 얽힌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국가 폭력의 피해자인 광부들이 어떻게 희생됐는지 재구성한다.
박봉남 감독은 "사북 사건에는 폭동과 항쟁이라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한다"며 "모든 이야기를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사건을 재구성해 객관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 "가장 객관적이고 깊이 있게 기록한 영화를 위해"
한국 다큐멘터리를 대표하는 연출자인 박봉남 감독은 지난 2009년 '아이언 크로우즈'로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성과를 냈다. 한국 다큐 영화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이후 영화 '김대중' 등으로 작품 활동을 이은 박 감독은 이번 '1980 사북'을 통해 사건의 이면에 숨은 진실을 찾아가는 동시에 그 비극에 휘말린 사람들의 삶까지 들여다본다. 휴먼과 탐사 장르를 결합한 집요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완성도를 높였다.
박봉남 감독은 2019년 처음 사북 사건에 대해 접했다. 그때까지도 사북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 등 정보는 거의 없었다. 주변의 증언 등을 통해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광부들이 겪은 비극을 알게 된 박 감독은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잊힌다는 생각에 사북 사건을 가장 객관적이고 깊이 있게 기록한 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은 5년간 총 160회의 촬영으로 이뤄졌다. 감독은 당시 시위에 참여한 광부들과 진입에 투입된 경찰들, 사북 주민들은 물론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까지 100여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생생한 기록을 영화에 담았다.
덕분에 '1980 사북'은 잊힌 역사를 다시 주목하는 자품이자,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기록을 재구성한 영화가 됐다. 개봉을 앞두고 가진 시사회에서 박봉남 감독은 "음성이나 사진, 영상 등 당시 모든 기록을 찾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아카이브 선정에서도 원본을 사용하고, 재가공 됐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1980 사북'은 개봉에 앞서 지난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한국경쟁 장편 대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고 올해 열린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하는 등 작품상을 인정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