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시식사원 전원 정규직으로 채영해 욕먹었던 회사의 반전 근황
||2025.11.03
||2025.11.03
“마트 시식사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습니다.”
식품업계에선 한동안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단기 계약직과 외주 인력으로 운영되던 시식코너 인력을 자회사도 아닌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결정은 그 자체로 업계의 통념을 뒤흔든 사건이었다. 이 파격적인 선택의 주인공은 오뚜기였다.
10여년 전, 오뚜기는 과거 대형마트 매장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던 약 1,800명의 시식사원을 모두 직접 고용 형태로 전환했다. 당시 대부분의 경쟁사들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시식 인력을 파견업체에 위탁하거나 단기계약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우리 제품을 소개하는 사람은 오뚜기의 얼굴”이라며 정규직 전환 방침을 직접 지시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반대가 있었다. 비용 부담과 인사관리의 복잡성이 이유였다. 하지만 오뚜기는 효율보다 사람을 택했다. “잘릴 걱정 없이 일해야 진심이 생긴다”는 철학 아래 시식사원 전원을 오뚜기 소속 직원으로 편입시켰다. 현재 이들은 판매 현장에서만 일하지 않는다. 매장 고객 반응과 신제품 아이디어를 본사로 전달하며 실질적인 ‘소비자 접점 전문가’ 역할을 맡고 있다.
이후 오뚜기의 고용 구조는 회사 전반으로 확산됐다. 비정규직 비율은 현재 1.73%로, 국내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형마트 시식사원 정규직 전환이 상징이자 출발점이었다. 이후 물류, 영업, 생산직까지 정규직 중심의 인사 체계가 자리 잡았다.
정부의 평가도 뒤따랐다. 오뚜기는 2025년 9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선정 사유에는 비정규직 최소화, 여성 고용 확대, 장애인 정규직 고용 등 포용적 근로 환경이 포함됐다. 여성 근로자 비율은 전체의 65%, 신규 채용자 중 여성 비율도 같은 수준이다.ㅍ특히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오뚜기프렌즈’에선 장애인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포장, 물류, 사무지원 등에서 근무 중이며 비장애 직원과 동일한 복지 혜택을 받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식사원을 단순 홍보 인력이 아닌 고객 경험의 최전선 인력으로 본 발상이 시장을 바꿨다”며 “비효율이라 불렸던 결정이 결국 오뚜기 브랜드의 신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ㅍ오뚜기 관계자는 “시식사원 정규직 전환은 회사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사람이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믿음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