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 단편 후원까지… 우여곡절 끝에 막 올리는 ‘영화제’ 정체
||2025.11.05
||2025.11.05
국내 최대 독립영화제인 서울독립영화제가 다음 달 51번째 막을 올린다.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는 5일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51회 영화제 상영작과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27일부터 9일간 CGV압구정, CGV청담씨네시티 등에서 단편 84편, 장편 43편 등 127편의 독립영화를 공식 상영한다. 올해 출품작은 지난해보다 101편 늘어난 1805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 독립영화제 창·제작의 주요 지표로 ‘한국영화연감’에 매년 수록되는 만큼 유의미한 수치라는 게 영화제의 평가다.
올해 행사는 '영화가 오려면 당신이 필요해'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독립영화는 관객과의 만남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올해 개막작은 '무관한 당신들에게'이다. 이 작품은 한국 최초 여성 감독 박남옥의 유일한 작품 '미망인'(1955)의 소실된 마지막 장면을 총 네 명의 감독이 각자의 시선으로 복원한 옴니버스 영화다. 영화는 '미망인:다시 맺음', '이신자', '무관한 당신들에게', '보이지 않는 얼굴(들)'로 이뤄져 있다.
'보이지 않는 얼굴(들)'을 연출한 손구용 감독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남옥 감독님과 그가 연모했던 배우 김신재의 관계를 실험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본선 경쟁 부문에서는 장편 12편, 단편 35편이 예심을 통과해 대상과 최우수 작품상, 우수작품상을 두고 겨룬다. 장편 경쟁 부문은 남동철 프로그래머와 이언희 감독, 배우 전여빈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단편 경쟁은 김미영·박경근·유진목 감독이 심사를 맡는다.
올해 8회차를 맞은 독립영화 신진 배우를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배우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에는 역대 최다인 7757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 가운데 24명이 본선 진출자로 뽑혔고, 다음 달 1일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본선 연기와 심사가 진행된다.
영화제 측은 창작자를 지원하는 산업 프로그램을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배우 변우석이 제작비를 후원하는 프로젝트 ‘SIFF X 변우석: Shorts on 2025’가 대표적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랑’이라는 공모 주제로 최대 3편의 단편 극영화를 선정한다. 최종 심사에 변우석이 직접 참여하고 완성된 작품은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상영·배급된다.한편 서울독립영화제는 지난해 하반기 올해 정부 예산안 편성 때 지원예산이 전액 삭감되며 존속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예산이 복원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스크린에 불을 밝히게 됐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2001년부터 공동 주최하는 민관협력 성격의 영화제인 서울독립영화제는 영화발전기금 내 ‘독립영화제 개최지원사업’ 명목으로 3~4억 원대의 정부 지원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편성된 올해 영화발전기금 예산안에 해당 지원사업이 폐지되며 사실상 지원이 전면 중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개별지원을 받는 대신 ‘국내 및 국제 영화제 지원사업’에 공모하라는 입장이었지만, 서울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에 대한 탄압”이라 맞서며 예산 복원을 촉구했다.
지난해 말 국회가 관련 예산을 일부 복구했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예산 복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7월에서야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돼 4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서울시에서 약 3억 원의 지원금과 후원 등으로 예산을 꾸렸지만 가장 비중이 큰 정부 지원금이 뒤늦게 집행되며 프로그램 기획 등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