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 보였는데…보기와 다르게 한국 연예계서 가장 싸움 잘했다는 개그맨
||2025.11.13
||2025.11.13
여의도에서 ‘멍수용’이라 불리던 개그맨 김수용의 과거는 지금의 이미지와 정반대였다. 방송에선 늘 무표정하고 느릿한 캐릭터로 웃음을 주지만, 학창시절 그는 여의도 일대에서 손꼽히는 싸움꾼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은평구에서 학교짱으로 통했고, 중·고등학교 때 여의도로 이사 오면서 ‘여의도 용팔이’로 불렸다. 싸움 실력에 의리까지 있어 동네 주먹계에서 무게감 있는 인물로 통했다.
김수용의 싸움 실력은 당시 여의도에서도 유명했다. 몸집이 크고 눈빛이 강했다. 여의도 방송국 근처만 돌아도 아무도 쉽게 건드리지 않았다. 후배 개그맨 박수홍은 “신인 시절 여의도에 김수용이 앉아 있으면 다들 피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김수용 본인도 진짜 강자를 만난 날이 있었다.
어느 날, 여의도 락카페. 김수용이 앉아 있는데 멀리서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 시선을 거두지 않던 그때, 그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김수용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담배불을 자신의 혀에 갖다 대고 꺼버렸다. 불빛이 사라지고 정적이 흘렀다. 그 남자는 낮게 말했다. “눈 깔아.”
김수용은 그 순간 싸움을 멈췄다. “제가 아는 사람인 줄 알고 잘못 봤습니다. 여의도 출신이라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그는 담담하게 사과했다. 주변은 숨죽였고, 그 긴장감 속에서 상황은 끝났다. 그 남자는 가수 임재범이었다. 김수용은 이후 이 일을 회상하며 “진짜 강한 사람은 세상에 따로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주먹계의 이름값, 방송에서의 반전 이미지, 그리고 임재범과의 일화까지. 김수용의 과거는 지금의 코믹한 모습과 다르게, 실제로는 ‘진짜 싸움을 아는 사람’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느릿하고 무심한 웃음을 던지지만, 한때 그의 눈빛은 여의도를 장악했던 싸움꾼의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