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훈련소 훈련병 192명에게 진짜 대변을 먹인 중대장의 최후
||2025.11.13
||2025.11.13
005년 1월 10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발생한 ‘인분 강요 사건’은 군대 내 가혹행위의 심각성을 전국에 알린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당시 제29신병교육연대 11중대장이었던 이경진 대위는 화장실 청소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훈련병 192명에게 변기에 남은 인분을 손가락으로 찍어 먹도록 강요했다. 이 끔찍한 사건은 훈련병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건은 2005년 1월 10일 오후, 야간 점호 준비 중 화장실에서 발견된 대변을 문제 삼으면서 시작되었다. 이경진 대위는 훈련병들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분노하여, 의무경찰 훈련병 192명에게 변기에 남은 인분을 먹도록 강요했다. 이 지시는 당시 절수 상황으로 물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었다. 사건은 발생 10일 후, 한 훈련병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다.
사건을 취재한 MBC의 백승규 기자는 사건을 외부에 알리려는 훈련병의 의지를 받아들여 보도를 강행했다. 당시 육군훈련소장이었던 허평환 소장이 보도를 만류하며 “그게 애국이다. 군이 많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청탁했으나, 백 기자는 “이 사건을 알리는 것이 오히려 애국”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군 당국의 폐쇄성과 ‘제 식구 감싸기’식 태도가 비판받았다.
사건 보도 후 군 내부와 사회 전반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국민들의 분노가 쏟아졌고, 국방부와 육군 홈페이지에는 항의 메일이 빗발쳤다. 예비역들조차 병사들의 인권을 무시한 행위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육군참모총장 역시 훈련병 가족들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다.
육군본부는 사건 감사를 통해 이경진 대위를 구속하고, 허평환 육군훈련소장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으며, 신병교육연대장 등 14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또한, 사건 발생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헌병대 파견대장과 수사관을 교체했다. 그러나 가해자인 중대장보다 하급자인 분대장을 징계한 것은 과도한 징계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육군훈련소의 시설 개선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노후된 화변기에서 양변기와 비데가 설치된 현대식 화장실로 바뀌었다. 또한, 군대 내 인권 의식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인권 교육이 강화되고, 군 인권 개선 위원회가 설치되었다.
2005년 인분 사건 이후에도 군대 내 가혹행위는 완전히 근절되지 않았다. 2014년 윤 일병 사망 사건, 2021년 공군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군대 내 인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지속되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군 내 가혹행위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불기소율이 높고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군형법에 따라 가혹행위는 처벌 대상이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비판이 있다.
전문가들은 군대 내 가혹행위 근절을 위해 실질적인 신고 시스템 구축, 신고자에 대한 보호 및 포상 강화, 외부 전문가의 개입 확대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2005년 육군훈련소 인분 사건은 군대 내 부조리와 인권 침해가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교훈 삼아 군은 인권 의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