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들이 수영장에서 벌벌떨며 고통 받고있는 이유
||2025.11.17
||2025.11.17
북한이 자랑한다던 평양의 대형 수영장에서 이상한 장면이 포착됐다. 차갑게 식은 물속에서 여성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이 모습을 촬영한 일본인 유튜버 아라마키 마사유키는 별다른 설명 없이 영상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 영상이 해외 커뮤니티에 번지면서 분위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홍보용 촬영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강제로 수영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순식간에 타올랐다. 날씨와 물속 온도를 비교하면 누가 봐도 정상적인 레저 활동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내부 매체는 이 수영장을 “김정은의 소원이 담긴 인민 선물”이라며 자부심을 강조해왔다. 김정은의 체면을 떠받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라면, 내부가 화려한 것은 당연한 흐름일 것이다. 실제로 영상에서 드러난 건 일반적인 수영장이 아니었다. 세련된 볼링장, 호프집, 미녀 종업원이 있는 종합 오락공간까지 연결된 일종의 쇼케이스였다. 권력층이 방문했을 때 보여주기 좋은 깔끔한 외관과 내부 장식은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보여주기’가 실제 이용자의 안전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해외 시청자들이 가장 충격을 받은 건 볼링장에서 벌어진 장면이었다. 북한 여성들이 볼링화를 신지 않은 채 맨발로 공을 굴리고 있는 장면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담겨 있었다. 맨발로 볼링을 치는 것은 위험 그 자체다. 미끄러운 바닥, 구두만큼 단단한 볼링공, 높은 충격이 반복되는 동작이 겹치면 넘어지는 순간 그대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안전조차 무시된 채 촬영이 진행됐다는 점은 북한의 홍보 방식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더 큰 문제는 수영장 장면이다. 영상에 잡힌 여성들은 표정이 어색했고, 물속에서 서 있는 동안 어깨와 팔이 떨렸다. 즐기러 온 사람이라기보단 “카메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사람들”처럼 보였다는 의견이 외국 커뮤니티에 쏟아졌다. 북한은 홍보 사진과 영상에서 늘 “인민이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을 연출하곤 하지만, 실제로 촬영 시간과 조건이 어떤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추운 실내,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 지시받은 포즈 등 모든 조건이 겹치면 영상은 웃음을 만들어내기 위한 장면이 아니라 고통을 견디는 장면으로 변해버린다.
북한이 선전용 시설을 만드는 건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번 영상이 유난히 주목받는 이유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마저 무시된 채 ‘보기 좋은 장면’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수영장, 맨발 볼링, 떨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북한이 실제로 어떤 환경에서 자신들의 체제를 포장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화려한 조명과 장식 아래 숨은 건 즐거움이 아니라 항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긴장감이다. 이번 영상이 외부 세계에서 다시 화제가 되는 이유는, 북한의 홍보가 왜 이렇게 불편한지 단 한 컷만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