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3개월 남기고 사형 선고를 받은 육군 병장…도대체 왜?

인포루프|문가람 에디터|2025.11.21

총성으로 무너진 GOP의 밤

2014년 6월 21일 밤, 강원도 고성군 육군 22사단 GOP 초소에서 총성이 울렸다. 병장 임도빈은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장전된 K2 소총을 동료들에게 겨눴다. 불과 몇 분 사이 부사관 1명을 포함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그는 무기를 반납하지 않은 채 보급로 삼거리로 이동해 동료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다시 총을 쐈다. 총 사상자는 14명에 이르렀고, 국방부는 “조준 사격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계급열외자’의 고립과 분노

사건의 배경에는 깊은 고립과 모멸이 있었다. 임 병장은 부대 내에서 상하 구분 없이 따돌림을 당하며 ‘계급열외자’로 불렸다. 과거 학교폭력 피해 끝에 흉기 사건을 일으킨 전력이 있었지만, 제대로 된 심리관리 없이 최전방 근무에 배치됐다. 부모는 “문제가 있는 아들이라 늘 불안했지만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재판에서 공개된 초소 순찰일지에는 그의 얼굴을 희화화한 낙서와 모욕적인 문구가 적혀 있었다. 동료들의 조롱은 임 병장을 점점 극단으로 몰아넣었다.

출처: SBS 뉴스 화면 갈무리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비극

사건 직후 ‘진돗개 하나’ 비상령이 발령되며 군은 대대적인 추적에 나섰다. 40시간 넘는 도주 끝에 아버지와의 통화가 이뤄졌지만, 임 병장은 “돌아가면 사형 아니냐”며 자수를 거부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들고 있던 K2 소총으로 왼쪽 옆구리를 쏴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탄환은 폐를 비껴갔고,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은 건졌다. 그는 “사회에 나가도 똑같이 살 것 같았다. 모두 죽이고 나도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군은 이후 관심병사 관리 부실을 인정했지만, 구조적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날의 총성은 한 개인의 광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방치된 절망의 폭발이었다. 당시 군대 시스템의 허점이 낳은 비극이었으며, 오늘의 군은 그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라를 지키는 젊은 청년들이 다시는 이런 고통을 겪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와 인간적인 배려가 공존하는 군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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