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들리고 10초 뒤…친구가 산에서 만난 곰에게 끌려갔다
||2025.11.28
||2025.11.28
최근 일본 홋카이도에선 인간과 야생 사이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충격적 사건이 회자되고 있다. 2025년 여름, ‘라우스산 곰 습격’이라 불린 이 비극은 단순한 등산 사고가 아니라 일본 전역을 뒤흔든 안전 붕괴의 상징이 됐다. 사건의 주인공은 도쿄에서 온 26살 회사원 히로와 소다. 고등학교 때부터 100대 명산 완등을 꿈꾸던 두 청년은 무더운 도시를 떠나 시레토코 반도의 원시림으로 향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라우스산은 아름답지만 불곰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위험지대기도 했다. 이들은 그 사실을 알고도 대비는 했다고 믿었다. 곰 스프레이도 챙겼고, 경고 간판도 확인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8월 14일 새벽, 둘은 이와오베츠 등산로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경치는 완벽했고, 정상에서 마주한 오호츠크해는 여름 여행의 정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하산이었다. 두 사람은 평지에서는 달릴 정도로 빠른 페이스로 움직였고, 다른 등산객들은 이미 뒤로 밀려났다. 오전 10시 40분, 두 청년은 산 전체에서 가장 앞서 가는 ‘선두 무리’가 됐고,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이때부터 위험은 조용히 따라붙고 있었다.
히로와 소다 사이 거리는 약 200m. 야사키츠미즈 지점을 지나던 소다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10분 뒤, 히로는 산속에 울려 퍼지는 절규를 들었다. “다스케테! 히로!” 그 비명은 단순한 호출이 아니었다. 히로는 가방에서 곰 스프레이를 꺼내 전력 질주했지만, 숲속 40도 경사 아래에는 상상도 못한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거대한 불곰이 친구의 허벅지를 물고 끌고 가고 있었고, 소다의 몸은 이미 깊은 상처로 피투성이였다.
히로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스프레이를 분사했으나 가스는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스프레이였다. 새 제품이 아니라 ‘테스트로 조금 써본 이력 있는’ 스프레이. 곰 스프레이는 짧고 강한 압력으로 한 번에 배출되도록 설계돼 있어 소량만 사용해도 사실상 기능이 사라진다. 히로는 이 사실을 몰랐다. 스프레이가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 그는 맨몸으로 거대한 불곰에게 돌진했다. 주먹과 발로 공격했지만 불곰은 오히려 먹잇감이 저항한다고 판단한 듯 소다를 더 잔혹하게 물어뜯었다. 히로는 결국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불곰은 소다를 문 채 숲속으로 사라졌다.
전파가 닿지 않는 상황에서 히로는 절박하게 등산로까지 뛰어 올라가 신고했다. 구조 헬기 네 대가 출동하고, 등산로는 즉시 폐쇄됐다. 오츠크 전망대에 모여든 수십 명의 등산객들은 히로의 설명으로 상황을 알게 됐고, 모두가 공포 속에 구조를 기다렸다. 그런데 그 순간 또다시 그 불곰이 나타났다. 히로는 다리가 떨려 움직일 수도 없었지만, 배가 부른 불곰은 히로를 무시하고 입구 쪽으로 내려갔다.
다음 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수색이 재개됐다. 지갑, 선글라스, 찢겨진 옷이 ‘길 안내하듯’ 발견됐고, 결국 어미곰 한 마리와 새끼곰 두 마리가 수색팀 눈앞에 나타났다. 사냥꾼들은 즉시 발포했고, 어미와 새끼 모두 사살됐다. 일본 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사람 고기를 맛본 곰은 다시 인간을 공격한다”며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 뒤 200m 떨어진 곳에서 소다가 발견됐고, 이미 다발성 외상과 과다출혈로 숨진 뒤였다.
사살된 불곰은 환경부가 오래전부터 관찰하던 개체였고, 사람을 전혀 피하지 않는 위험 개체로 기록돼 있었다. 게다가 2025년 새끼를 낳은 후 예민한 상태였고, 소다는 트레일 러닝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달려오는 소리에 새끼가 놀라자 어미가 방어 공격을 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문제는 이 사건이 단일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은 최근 기후 변화와 먹이 부족, 캠핑객의 부주의로 ‘곰-인간 경계’가 완전히 붕괴되고 있으며, 곰 출몰은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라우스산 비극은 그 경고음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곰 스프레이 사용법도 새롭게 조명됐다. 표기된 사거리·분사 시간은 실제 절반이며, 테스트 사용 후엔 반드시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자연에 들어가는 순간 모든 책임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이 다시 증명된 셈이다. 라우스산의 비극은 결코 남 이야기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