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었다”…故 이순재 연상 이벤트에 항의 폭주
||2025.12.04
||2025.12.04
카카오페이지가 최근 별세한 배우 고(故) 이순재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은 웹소설 이벤트를 강행해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4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다음 작가의 웹소설 ‘원로배우지만 이번 생은 아역부터’ 출시 기념 이벤트가 “11월 초부터 기획된 정기 일정일 뿐, 최근 상황과 연결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작품 속 주인공이 90세 원로배우, 70년 연기 경력, 이근재라는 이름, 그리고 1화의 특정 장면이 고(故) 이순재를 연상시키는 요소를 포함하면서 추모 분위기 속에서 이벤트를 강행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이용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작품 도입부에서 주인공이 후배의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오르는 장면이 고인이 ‘2024 KBS 연기대상’에서 후배 최수종의 도움을 받고 무대에 오른 실제 상황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주변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못해 심려를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플랫폼에서 단독으로 이벤트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웠지만, 불편을 느끼신 독자들께는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고 이순재는 지난 1월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 인상 깊은 수상소감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그는 후배 김용건·최수종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무대에 올라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데뷔 70년 만에 받은 첫 대상이었다.
고 이순재는 1962년 출연작 ‘나도 인간이 되련다’를 떠올리며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준비했다”라며 신인 시절을 회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시상 관행을 지적하며 “근데 우리나라는 전부 공로상이다. (외국에서는) 60세 넘어도 잘하면 상을 주는 거다”라고 말했고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라고 소신 있는 발언을 남겼다.
또한 그는 제자들에게도 “촬영하느라 도저히 시간이 안 맞아서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교수자격 없다’라고 했는데 ‘걱정하지 마라, 드라마 잘하시라’라고 해서 눈물이 나왔다”고 전한 후 “감사하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한편 ‘현역 최고령 배우’, ‘영원한 현역’으로 불리며 한국 연기계의 살아 있는 역사로 평가받던 고(故) 이순재는 지난 11월 25일 새벽 향년 91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중도 하차했으며, 이후에도 컨디션 난조가 이어졌다.
고인의 비보가 전해지자 배우 김혜수, 정보석, 가수 태연·테이 등 동료 연예인들이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