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기고 부자 됐다고 좋아했는데…정작 국민은 더 가난해진 나라
||2025.12.08
||2025.12.08
대만은 지금 한 달 무역 흑자만 200억 달러를 넘어선다. 반도체 호황이 경제를 밀어붙였고 외환보유액은 GDP 대비 72%까지 부풀었다. 겉으로는 완벽한 성공 모델이지만, 그 기반이 ‘수출 우선’이라는 단일 목표와 이를 위해 대만 달러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문제의 출발점이다. 빅맥지수부터 국제 연구소 분석까지 모두 대만 통화가 심각하게 저평가됐다는 결론에 닿는다.
최근 환율 불안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대만의 경제 구조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무역 흑자를 끝없이 쌓아 올리며 ‘부자나라’로 불리는 대만이 정작 국민들은 지갑이 얇아지는 ‘가난한 국민’ 상태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영상에서는 이 괴리를 만든 핵심 요인이 대만이 수십 년째 유지한 약세 통화 전략이라고 짚는다.
이 구조는 밖에서는 돈을 몰아오고 안에서는 소비를 짓누르는 양극화를 만든다. 국민은 저축에 몰리고 기업은 달러를 해외로 빼내며 약세를 고착한다. 생산성은 두 배가 됐지만 임금은 따라주지 못했고 실질 구매력은 깎였다. 특히 주택 시장은 통화량 팽창의 직격탄을 맞았다. 타이베이는 서울·뉴욕을 뛰어넘는 주택 부담 국가가 됐고 국민 삶은 내리누르는 압력을 견디는 형태로 변했다.
여기에 대만 중앙은행의 강경한 독주 구조가 더해진다. 외환시장 개입, 보험사를 통한 해외자산 확장, 비장부 파생거래까지 동원하며 약세 환율을 사수해 왔다. 보험사 해외투자 물량은 전체 자산의 69%에 달했고 그중 약 2조 달러 규모는 환변동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꾸기엔 너무 커진 판, 유지하기엔 위험이 커진 판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정작 대만이 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국제 금융 안전망 밖에 서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IMF 회원국이 아닌 탓에 외환위기 상황에서 도와줄 세력이 없다는 점, 저임금 제조업 고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등이 결정을 붙잡는다. 여기에 TSMC 같은 초대형 기업조차 환율 1% 절상에 이익률 0.4%가 날아가는 구조라 약세 유지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최근 미국이 대만에 제시한 4천억 달러 투자 요구는 오히려 이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카드로 작용한다. 대만은 대규모 달러 유출이 약세 논리를 보완하는 명분이 된다고 판단하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겉으로는 부담을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이 정도면 약세 유지가 정당화된다”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결국 대만은 부국의 외형을 갖췄지만 국민은 약세 통화의 비용을 고스란히 짊어지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에너지·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약세 통화는 취약층의 생계를 직접 위협한다. 부자나라와 가난한 국민이라는 역설이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