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스캠 범죄 조직 정체가…北 김정은의 권력의 숨은 실체였다
||2025.12.12
||2025.12.12
2019년 캄보디아에서 위장 무역회사가 국제조사 대상에 오르며 북한의 은폐된 자금망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기업 말소 조치가 내려진 직후 실체가 드러난 이름은 김세운이었다. 조사 직전 베트남으로 이동한 그는 소백수 무역회사 대표로 등록됐고, 그 시점을 기점으로 북한 IT 인력들이 베트남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한 스캠 조직으로 변신하며 해외 기업의 원격 시스템 속으로 파고들었다. 미국은 2025년 김세운과 관련 기업들을 제재 명단에 올리며 이 활동이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고 결론냈다.
북한 인력들은 도난 문서를 기반으로 신분을 속이고 암호화폐로 수익을 세탁했다. 미국 법무부는 300여 개 기업에 침투한 북한 IT 조직을 도운 조력자에게 유죄를 선고했고, 국제사회는 이 흐름 뒤에 있는 기관이 군수공업부라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군수공업부는 무기 개발을 총괄하던 부서였으나 2019년 이후 IT 인력 통제까지 흡수하며 권한을 비정상적으로 확대했다. 그 중심에는 김정은의 최측근 조춘룡이 자리하고 있었다.
북한 권력 구조는 이 지점에서 과거와 달라진다. 김정일 시기 군이 절대 권력을 쥐었던 배경에는 국방위원회가 해외 무기 판매와 외화벌이 흐름을 장악한 구조가 있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집권 직후 군 내부의 거대한 자원 통제력이 자신의 권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방위원회 간부들이 가진 사업권과 자금 통제권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후계자의 통치 기반은 지속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은 당 중심 체제로의 회귀를 선언하고 총참모장 리영호, 장성택 등 핵심 군 인사들을 제거하며 국방위원회의 힘을 급속히 약화시켰다. 이후 군수공업부에 무기 판매 권한과 자금 라인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군 권력을 대체했다. 동시에 39호실·38호실 등 최고지도부의 자금조직을 김여정 아래로 재편해 자금 흐름을 한 축으로 통합하며 충성 구조를 다시 설계했다.
문제는 이 재편된 구조가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괴물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군수공업부는 과거 기술 부서에 불과했으나 2019년 전후로 IT 인력 관리권까지 장악했고, 유엔 보고서는 매년 그 권한이 확장되고 있다고 기록한다. 기존 정찰총국·컴퓨터센터가 맡던 해외 IT 파견 관리가 군수공업부로 이동하면서 무기·사이버·외화벌이 라인이 하나의 중심점에 모이기 시작했다. 미국이 김세운 체포에 300만 달러 포상금을 걸며 경계하는 이유도 바로 이 구조가 김정은 권력의 핵심 축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제재는 베트남 스캠 조직 적발이라는 단일 사건이 아니라 김정은이 집권 이후 군 권력을 해체하고 당 중심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비대해진 군수공업부의 실체를 드러낸 셈이다. 김정은 체제의 권력 지도는 군이 아닌 군수공업부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해외 불법 IT 활동까지 포함한 모든 자금 흐름이 이 부서의 우산 아래 모이면서 북한 권력의 진짜 구조가 국제사회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