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핵잠수함 개발 선언 뒤에 숨은 북한 잠수함 전력의 현실
||2025.12.17
||2025.12.17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선언하며 한국과 경쟁 구도를 부각시키려 하지만, 현실에서 드러나는 장면들은 오히려 북한 잠수함 전력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수십 년째 침몰한 잠수함 하나 꺼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천 톤급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겠다고 외치는 모습은 과장된 자신감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핵잠수함은 최소 10억 달러가 드는 초고가 무기이며 국가조차 한 척으로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본 세 척을 갖춰야 실전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유지비는 항공모함보다 높아 미국조차 매년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북한은 무역 적자가 수십억 달러 규모로 누적된 상황에서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할 여건조차 없다. 전자시계 하나 제대로 못 만든다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잠수함 제작이 수상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관, 배관, 전선, 압력선체, 무장 체계가 작은 공간에 얽혀 있어 부품 하나만 바뀌어도 전체 설계를 연쇄적으로 다시 해야 한다. 여기에 원자로까지 탑재해야 하는 핵추진 방식은 기술 요구 수준이 훨씬 더 높다.
북한은 그동안 1700톤급 잠수함을 조립한 경험이 있고, 1996년 강릉 침투 사건에서 300톤급 상어급 잠수정을 사용한 전례도 있지만 수천 톤급 핵잠수함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핵추진에 필요한 소형 원자로를 제작할 능력이 있었다면 전기 부족에 시달리는 도시부터 먼저 살렸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유지비 역시 북한이 감당할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미국 기준으로 핵잠수함은 연간 3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요구하는데, 북한이 이를 따라갈 방법은 없다.
잠수함 전력이 북한 내부에서도 ‘특혜 계층’으로 불릴 만큼 귀한 취급을 받는 배경엔 위험성과 고난도 운용이 겹쳐 있다. 그럼에도 사고는 반복됐다. 1985년 신포 앞바다에서 로미오급 잠수함이 상선과 충돌해 수십 명이 사망했지만 북한은 인양조차 못 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잠수함은 바닷속에 그대로 있다. 1983년 과일군 월사리에서는 잠수함 탄약고가 통째로 폭발해 수십 명이 사망했고 버섯구름이 솟아오를 정도의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2013년엔 동해에서 두 척이 멀지 않은 시기로 침몰해 70명 이상이 희생됐다.
이런 현실을 두고 김정은이 전술핵 잠수함을 내세우며 과시하려는 모습은 과거 김근옥 함이 등장했다가 자취를 감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최신형 무기는 투쟁심이 아니라 기술·자본·운용 능력이 결합돼야 탄생한다. 그럼에도 김정은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추진하면 자신도 따라가야 한다는 경쟁 심리를 더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북한은 만들면 만들수록 돈만 날리고 내부 피로감만 더해지는 상황으로 빠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혼란은 오히려 한국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