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없는 연기, 리얼리티의 힘’…오쿠야마 히로시 ‘마이 선샤인’이 칸을 사로잡은 이유
||2025.12.18
||2025.12.18
[EPN엔피나우 고나리 기자] 영화 ‘마이 선샤인’이 주목받는 이유로 대본 없이 펼쳐진 연출 방식이 자리 잡았다.
이번 작품은 오는 2026년 1월 7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제7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연출·각본·촬영·편집을 오쿠야마 히로시가 직접 맡았으며, 첫눈 내리는 계절에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긴 소년 타쿠야의 잊지 못할 겨울을 담았다. 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은 ‘국제영화제 최연소 수상’ 기록을 가진 인물로, 약 6년 만에 두 번째 장편을 선보이게 됐다.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미적 감각을 극대화했다. 독특한 연출 방식이 눈길을 끄는데, 아역 배우 코시야마 케이타츠(타쿠야 역)와 나카니시 키아라(사쿠라 역)에게는 대본을 제공하지 않았다.
두 배우는 연기 전 장면의 상황만 전달받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갔고, 자신들이 직접 고른 단어로 리얼리티를 더했다.
오쿠야마 히로시는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를 위해 '말투와 성격, 분위기, 설정'이 세세하게 반영된 캐릭터 자기소개서를 별도로 제작·공유했다. 이 자료는 의상팀이나 미술팀에서도 활용돼, 각 캐릭터의 개성을 소품과 의상 등에도 고스란히 묻어나게 했다.
촬영 기법 역시 독특했다. 감독은 전작에서와 같이 와이드 스크린 대신 4:3 비율의 화면을 유지했으며, 대칭과 중앙 구도, 여백의 감각으로 장면마다 회화적 아름다움을 녹여냈다.
또한 피겨 스케이팅 장면의 생생함을 담으려 직접 스케이트를 타며 카메라를 운용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오쿠야마 히로시의 7년간 피겨 스케이팅 경험이 영화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조명 연출 또한 차별화됐다. 사쿠라가 혼자 아이스링크를 달리는 장면에서는 창문마다 색색의 널빤지를 부착해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효과를 만들어냈고, 같은 장소라도 색채 필터를 바꿔 상황별로 서로 다른 감성을 구현해냈다.
영화 제목처럼 ‘선샤인’에 걸맞은 자연광 촬영도 인상적이었다. 야외 장면은 모두 태양 빛으로 촬영됐으며, 얼음 호수 신은 세 인물을 감싸는 햇살을 담기 위해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5분 단위 대기조로 움직이며 최고의 순간을 포착했다.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소재와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연기의 조화, 장면마다 완급 조절, 그리고 다양한 미술적 시도가 독특한 영화적 경험을 예고하고 있다.
‘마이 선샤인’은 2026년 1월 7일 전국 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전망이다.
사진=N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