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급기야는 ‘사망 은폐’ 의혹…
||2025.12.18
||2025.12.18
쿠팡 노동자 사고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2020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20대 장 모 씨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 전해진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김 의장과 쿠팡 전 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 미국인 A씨와의 대화에서 이같은 정황을 포착했다. 2022년 10월, 당시 쿠팡 한국 법인 대표였던 김 의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장 씨의 사망 사건에 대해 회사 쪽에 유리한 부분을 부각시키도록 지시한 것.
공개된 메시지에서 김 의장은 A씨에게 “이건 우리가 필요한 게 아니다. 이건 내일 아침 국회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꾸짖었다. 이어 “물 마시기, 대기, 잡담, 서성거리기, 화장실” 등의 업무 외 행동들 리스트를 나열해 전송했는데, 이는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에 담긴 장 씨의 모습에서 최대한 고강도 노동 분량을 덜어내고, 노동 강도가 낮아보일 수 있게 조작하려던 시도로 추정된다.
특히 김 의장은 “그(장 씨)가 열심히 일한다는 메모가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해”라며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말이 안되지!”라고 실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A씨가 “그건 제 의견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영상을 검토하며 공통적으로 한 관찰이었다. 영상이 독립적으로 검토될 경우,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볼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유를 밝히자, 김 의장은 “말이 안 된다. 그들은 시간제 근로자들이다. 성과급이 아니라 시간당 급여!”라고 분노했다.
해당 대화 내용에 대해 쿠팡 측은 “5년 전 해임된 전 임원(A씨)이 당사에 불만을 가지고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법정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당사가 승소한 바 있다”라는 주장을 내놨다. A씨는 현재 쿠팡을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쿠팡은 고강도, 심야 노동 체계를 구축하고 정작 노동자 과로사 등에 대한 책임을 피하는 것이 김 의장의 의중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쿠팡 노동자였던 장 씨는 지난 2020년 10월, 야근을 마치고 귀가해 씻던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간 새벽 근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년 동안 법적 공방을 이어오며 민사 소송까지 거치고 나서야 과로사를 인정받은 장 씨 유족은 ‘이제야 쿠팡 측의 비상식적인 대응이 이해가 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