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시 분석 전문가가 한국 도시를 “역겹다”고 평가한 냉정한 이유
||2025.12.19
||2025.12.19
해외 도시 분석 유튜버의 한마디가 한국 도시 설계를 둘러싼 오래된 논쟁을 다시 끌어올렸다. 보행과 교통 인프라를 분석하는 유튜버 제이슨 슬루터는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방문한 뒤 “역겹다”는 표현까지 쓰며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슬루터는 구독자 약 140만 명을 보유한 도시 설계 전문 유튜버(Not Just Bikes 채널)다. 그는 신환경·저탄소·스마트시티를 표방한 송도에 기대를 품고 방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하철 출구를 나오자마자 좁은 인도와 넓은 차로를 마주하며 첫 번째 실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6차선 이상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차량들을 보며 이 도시가 사람을 위한 공간인지, 자동차를 위한 공간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보행자보다 차량 흐름이 우선되는 구조가 도시 전반에 깔려 있다는 인상이었다.
센트럴파크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녹지 조성과 수변 공간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문제는 이동 과정이었다. 어디를 가든 넓은 도로와 잦은 신호등 때문에 걷다 보면 계속 멈춰 서야 했고, 두 시간 만에 도보 이동 자체에 피로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인도 위까지 침범한 주차 차량들이었다. 그는 보행 공간이 자동차에 잠식된 장면을 보고 더 이상 도시 구경을 이어갈 의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송도를 떠나며 “친환경 도시라 홍보해놓고 결국 모두가 차를 몰 수밖에 없게 만든 구조가 역겹게 느껴졌다”는 평가를 남겼다.
이 발언은 과격한 표현 때문에 논란이 됐지만, 내용 자체는 기존 지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송도는 계획 단계부터 국제업무와 차량 이동을 중시한 신도시로, 넓은 도로와 블록 단위 설계가 특징이다. 그 결과 걷기 좋은 도시보다는 이동 효율을 우선한 구조가 굳어졌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국내 도시계획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송도는 ‘보행 친화형 스마트시티’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녹지 비율과 건물의 친환경 인증은 높지만, 일상적인 이동에서는 자동차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스마트 기술이 생활의 편의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송도를 단순히 실패한 도시로 규정하는 데에는 신중론도 있다. 거주 목적, 업무 중심 도시라는 성격, 한국의 높은 차량 보유율과 문화적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거주민들 사이에서는 생활 편의성과 치안, 주거 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적지 않다.
이번 논란은 한 유튜버의 자극적인 표현을 넘어 한국 신도시 설계의 방향을 다시 묻게 만든다. 친환경과 스마트라는 이름 아래 무엇을 우선해왔는지, 그리고 사람의 이동과 체감은 얼마나 고려됐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송도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지만, ‘차량 중심 도시’라는 지적이 반복된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