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테이토 지수 87%] ‘만약에 우리’, 조금 다른 사랑 이야기를 찾는다면
||2025.12.22
||2025.12.22
지나간 사랑에 미련과 후회가 남을 때가 있다. 상대에게 감정이 깊었을수록 더. 그런 상대와 다시 만난다면 어떨까.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법한 그 순간을 포착한 영화가 12월의 마지막 날 관객을 만난다. 구교환 문가영 주연의 '만약에 우리'다.
영화는 한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10년 만에 다시 만난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한때 이들은 "심장도 떼줄 수 있을 만큼" 열렬히 사랑했던 사이. 때마침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하고, 호텔도 만실이 되면서 두 사람은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만약에 우리'는 현재와 과거를 반복해서 넘나들며 사랑과 이별, 재회의 과정에서 느끼는 은호와 정원의 감정에 주목한다. 은호가 정원에게 첫눈에 반해 어쩔 줄 몰라 하던 순간과, 정원이 오갈 데 없는 자신에게 옥탑방과 그 창 너머로 쏟아지는 햇빛을 내어주는 은호에게 '심쿵'하던 순간은 설렌다.
서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두 사람이 현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서로를 밀어내고 멀어지던 순간은 그저 안타깝고, 10년 만에 다시 만나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깨닫게 된 순간은 어쩐지 서글프다. 취업난과 생활고 때문에 서로를 놓쳐버린 은호와 정원의 모습은 현실 속의 'N포 세대'를 떠올리게 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만약에 우리'는 사랑보다 이별의 감정에 무게추가 실려 있는 영화다. 그렇다고, 이별의 부정적 모습을 드러낸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삶의 안정을 찾은 은호와 정원의 현재 모습을 통해 이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굿 굿바이'라는 노래처럼, 괜찮은 이별도 있다고 말한다. 이 영화가 다른 로맨스 영화와 차별화된 지점이 여기에 있다. 아들과 헤어진 뒤에도 정원의 소식을 기다린 은호 아버지(신정근)의 존재는 살면서 맺게 되는 다양한 인연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만약에 우리'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징보란(정백연) 저우동위(주동우) 주연의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리메이크 했다. 소설이 원작인 '82년생 김지영'에서 섬세한 연출로 공감을 이끈 김도영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영화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원작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려 한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구교환 문가영은 기대 이상의 호흡을 보여준다. 개성과 매력 충만한 배우들의 만남은 영화에 집중하는 만드는 커다란 동력으로 작용한다. 구교환은 웃음과 눈물을 유발하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문가영은 '사랑의 이해' 이어서 또 한 번 성숙한 감정으로 인물의 감정에 몰입하게 한다. '만약에 우리'는 조금 다르고 조금 성숙한 사랑 이야기를 찾고 있는 관객들이 놓쳐서는 안 될 올해의 로맨스 영화다.
감독 : 김도영 / 원작 : 영화 '먼 훗날 우리' / 출연 : 구교환, 문가영 / 제작 : 커버넌트픽처스 / 배급 : 쇼박스 / 장르 : 로맨스 / 개봉: 12월31일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15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