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태오 "군 제대 후 열일 이유? 저를 기억할지 걱정이 컸다"
||2025.12.22
||2025.12.22
"주변에 계신 충청도 사람들을 싹 다 불렀어요. 어색하거나 이질감이 느껴져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리면 어쩌나 걱정되더라고요.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김)세정 씨와 의사소통을 정말 많이 했죠. 녹음기로 말투를 녹음해서 계속 듣기도 했고요. 촬영 과정에서는 감독님에게 심적으로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지난 20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극본 조승희·연출 이동현)에서 김세정이 연기한 박달이와 영혼이 바뀐 세자 이강을 연기한 배우 강태오가 치열했던 준비 과정을 돌아봤다. 작품은 세자빈을 잃고 웃음을 잃은 세자 이강(강태오)과 세자빈 시절의 기억을 잃은 채 부보상(보부상)으로 살아온 박달이(김세정)의 영혼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판타지 사극이다.
이 과정에서 강태오는 근엄한 세자와 걸쭉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저잣거리 상인까지, 1인2역에 가까운 연기를 소화했다. 2019년 KBS 2TV '조선로코 - 녹두전' 이후 오랜만의 사극 도전이었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맥스무비와 만난 강태오는 "6년 만의 사극이라 긴장됐지만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라는 제목이 주는 여운이 깊었다"면서 "영혼 체인지라는 소재가 흥미로웠고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다. 달이의 귀여움과 강이의 예민함 등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많았고, 무엇보다 절절하고 애틋한 감정이 크게 다가왔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 박달이를 삼켜버린 강태오의 비결은?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는 '영혼 체인지'라는 판타지 요소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강태오와 김세정은 서로의 말투와 걸음걸이, 작은 습관까지 똑같이 따라 하는 연기를 펼치며 "서로를 삼켰다"는 평가가 받았다. 실제 연기에서 강태오가 가장 신경 쓴 부분 역시 두 인물의 영혼이 바뀌는 지점이었다.
"이강의 서사로도 대본을 보고, 박달이의 시선으로도 대본을 봤어요. 제가 진짜 박달이에 캐스팅된 배우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준비 과정에서는 조승희 감독님과 세정 씨랑 소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솔직 담백하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죠. 어느 날 분장을 받고 있는데 세정 씨가 '강이는 조선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라고 물어보더라고요. 너무 심층적인 질문이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서로의 생각을 다양하게 공유했어요."
그는 "망건은 보통 눈썹에 맞춰 쓰는데 달이의 영혼이 들어왔을 때는 망건도 올리고, 갓도 들어 올려서 부드러운 인상을 주려 했다"며 외적인 표현에도 세심함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김세정과는 데뷔 후 처음 호흡을 맞췄다. 강태오는 "현장을 밝게 해준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가 낯가림이 심한데 첫날부터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며 "두 살 어린 동생이지만 선배 같은 면모가 있더라.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주는 모습에 고마웠다. 힘든 내색 없이 항상 밝은 모습으로 인사하는 걸 보고 배웠고, 저 역시 화답하려고 노력했다"고 미소 지었다.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는 지난달 7일 3.8%로 출발해 마지막 회 6.8%로 시청률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전작인 '달까지 가자'와 '메리 킬즈 피플' 등이 1~2%대 성적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일부러 대본을 여러 번 보지 않으려고 해요. 시청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드라마의 색깔을 느끼고 싶어서 한 번 읽어보는데 글로만 읽어도 코믹적인 요소와 연모 서사가 개연성 있고 재밌있더라고요. 물론 배우가 그걸 잘 표현하고 전달해야겠지만 시청자들도 그 지점을 잘 느껴주지 않았을까 해요."
강태오는 김세정과 '2025 MBC 연기대상'의 베스트커플상 후보에 올라 수상을 노린다. 그는 "아직 한 번도 받지 못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 '국민 섭섭남'의 변신.."머리도 밀고 싶어"
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한 강태오는 한국·베트남 합작드라마 '오늘도 청춘'을 비롯해 JTBC '런 온' tvN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등에 출연했다. 특히 2022년 방송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이준호 역을 맡아 '국민섭섭남'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군대에 입대해 지난해 전역했고 곧바로 tvN '감자연구소'와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까지 선보이며 꽉 찬 2025년을 보냈다.
"군대에서도 TV로 다른 작품을 접할 수 있잖아요. 빨리 나가서 일하고 싶더라고요. 촬영할 때는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일만큼 보람찬 게 없잖아요. 다행히 전역 후 두 작품을 연달아 선보일 수 있었죠."
강태오는 "전역하고 나서 과연 저를 기억해 주는 분들이 계실까 걱정했다"면서 "이준호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뭐든지 빨리 변하는 시대인 만큼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 군대 안에 있으면 1년 반이 진짜~ 길게 느껴진다.(웃음) 빨리 다른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차기작도 신중히 고민 중이다. 그는 "회사와 방향성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션이나 진중하고 무거운 멜로도 하고 싶어요. '런 온'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헤어스타일이 비슷했는데, 과감하게 머리도 밀어보고 싶네요. 군대에서 머리를 밀어봤는데 제가 생각보다 두상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하하! 뭐든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