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은 한동훈 처남 검사의 황당한 대응
||2025.12.26
||2025.12.26
최근 법조계를 둘러싼 권력층의 도덕성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과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직 검사 출신 진 모 씨의 성추행 사건은, 우리 사회의 소위 ‘법조 명문가’가 가진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진 씨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처남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사건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직 검사였던 진 씨는 회식 자리에서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 직후 검찰 내부에 소문이 퍼지자 진 씨는 즉각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의 대응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검찰은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우려한다는 이유를 들어 정식 감찰이나 징계 절차를 밟지 않은 채 그의 사표를 그대로 수리했다.
사직 후 진 씨의 행보는 더욱 논란이 되었다. 유명 로펌 행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법조계의 반발로 무산되자, 그는 곧바로 대기업인 CJ그룹의 법무 담당 임원으로 영입되어 약 3년간 근무를 이어갔다. 공직자로서의 책임보다는 권력을 이용한 ‘출구 전략’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영원히 묻힐 것 같던 이 사건은 2018년 검찰 내 ‘미투(Me Too)’ 운동을 주도한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재조명되었다. 당시 미국 법인 재직 중이던 진 씨는 검찰 진상조사단의 귀국 요청에도 불응하며 버텼으나,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 검토 등 압박이 거세지자 그제야 사표를 내고 귀국했다.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라는 추가 의혹까지 제기되었고, 결국 사건 발생 6년 만인 2021년, 법원은 진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 사건이 더욱 씁쓸함을 남기는 이유는 진 씨를 둘러싼 화려한 배경 때문이다. 그의 부친 역시 검찰 고위직 출신이며, 매제인 한동훈 전 위원장과 김앤장 변호사로 활동 중인 아내 등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법조인 집안이다.
권력의 핵심에 가까운 이들이 법망을 피해 가려 했던 정황은 대중에게 깊은 불신을 심어주었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검찰 내부의 폐쇄적인 조직 문화와 권력층의 특권 의식이 결합해 빚어낸 참극”이라며,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강력한 감찰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징역형이라는 법적 심판은 내려졌지만, 사건 초기 ‘조용한 사표 수리’를 방조했던 조직적 책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남아있다. 법조 명문가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를 직시하고, 이를 청산하는 것이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