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60cm 北특수부대 출신 탈북자가 교도소를 탈옥하는 장면
||2025.12.26
||2025.12.26
2021년 10월 18일 저녁, 중국 지린 교도소의 정적은 한순간에 깨졌다. 한 남자가 맨손으로 높은 담벼락을 타고 올라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조망을 무력화시킨 뒤, 어둠 속으로 몸을 던졌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이 탈출극에 걸린 시간은 단 3분. 중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은 이 사건의 주인공은 북한 특수부대 출신의 탈북자 주현건(당시 39세)이었다.
그는 왜 출소를 불과 2년 앞두고 목숨을 건 도박을 해야만 했을까. 2013년 자유를 찾아 두만강을 건넜던 그가 중국 교도소의 높은 벽을 다시 넘어야 했던 이유는 단순한 ‘탈옥’ 그 이상이었다. 모범수로 감형까지 받았던 그였지만, 출소 후 마주할 ‘강제 북송’이라는 거대한 공포가 그를 다시 사선으로 내몰았다.
주 씨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중국 당국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초기 15만 위안(약 2,800만 원)이었던 검거 현상금은 추격전이 길어지자 20만 위안, 50만 위안으로 계속해서 치솟았고, 결국 역대 최고 수준인 70만 위안(약 1억 3,000만 원)까지 올라갔다. 현상금이 올라갈수록 대륙의 긴장감은 고조되었고, 41일간의 끈질긴 추격전이 지린성 일대에서 펼쳐졌다.
필사적이었던 그의 질주는 결국 비극적으로 막을 내렸다. 지린성 쑹화후 인근의 한 폐가에 숨어 있던 주 씨는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공안에 의해 포위됐다.
검거 과정에서 그는 격렬히 저항했으나, 공안이 쏜 총에 다리를 맞고 쓰러졌다. 사지가 들린 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압송되는 그의 처참한 모습은 영상에 포착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사건 발생 후 수년이 지났음에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관련 보도를 접한 이들은 “그가 진정으로 원한 건 단지 숨 쉴 수 있는 자유였을 텐데, 피를 흘리며 끌려가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탄식했다.
또한 “최고의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원조차 목숨 걸고 탈출하고 싶어 하는 곳이 북한이다”, “이것이 탈북민들이 직면한 잔인한 현실”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주현건의 ‘3분 탈주’는 단순한 도주극을 넘어, 죽음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은 탈북민들이 처한 가혹한 인권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세상에 알린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