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함께 일한 보좌관을 가족이라 해놓고 성추행한 민주당 의원의 최후
||2026.01.05
||2026.01.05
21년 전, 처음 인연을 맺었을 때만 해도 그는 ‘식구’였다. 박완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동안 보좌진으로 함께하며 그의 부친상과 장인상까지 챙겼던 보좌관 A씨. 하지만 그 세월의 신뢰는 단 한 번의 성폭력과 이후 이어진 비정한 태도로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사건은 2021년 12월, 노래 주점에서 열린 의원실 회식 자리에서 발생했다. 박 전 의원은 갑자기 수행비서를 밖으로 내보낸 뒤, 노래를 부르려 일어선 A씨에게 달려들어 성폭력을 행사했다. A씨는 “미친 듯이 저항하며 그를 밀쳐냈고, 이후 수차례 사과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답변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A씨가 강제추행 혐의로 그를 신고하자, 박 전 의원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박 전 의원은 주변인들에게 “A씨가 거짓 주장을 하며 먼저 돈(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소문을 퍼뜨렸고, 이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가해’가 되어 돌아왔다.
재판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A씨는 재판 도중에도 박 전 의원 측으로부터 지속적인 모욕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2심 항소심이 끝나자마자 박 전 의원이 지나가며 부모님과 지인들 앞에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내뱉었다”며, 그 순간이 자신을 가장 무너지게 했다고 토로했다.
수사와 재판이 진행된 4년 동안 A씨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이 박 전 의원에게 강제추행 및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을 확정하면서 비로소 법적인 정의를 인정받게 됐다.
피해자는 법정에서는 승리했지만, 국회 내부의 보호 시스템에 대해서는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A씨는 “국회 인권센터에 신고했음에도 ‘사법적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로 어떤 결론도 내주지 않았고, 징계 권한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녀가 험난한 싸움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제2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다. A씨는 “20년 경력의 보좌관인 나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더 젊고 직급이 낮은 여직원들은 오죽하겠느냐”며, 권력자에 의한 성폭력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A씨의 어머니 역시 탄원서를 통해 “국회에서 일하는 수많은 딸이 다시는 권력자에게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