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으로 서민들에게 사기쳐 벼락 부자된 20대 회사원들의 최후
||2026.01.06
||2026.01.06
경기도 의정부의 한 상가 지역.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람보르기니, 페라리, 포르쉐 등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슈퍼카들이 즐비해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 차의 주인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청년들. 이들은 SNS를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과시하며 동네 친구들 사이에서 ‘자수성가한 성공 신화’로 통했다. 하지만 그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타인의 고혈을 짜내고 끝내 스스로의 목숨까지 앗아간 잔혹한 ‘약탈의 메커니즘’이 숨겨져 있었다.
과거 대부중개업체 ‘굿데이’에 근무했던 청년들은 그곳의 분위기를 “마치 사이비 종교 같았다”고 회상한다. 주 5일 근무에 월 1000만 원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공고를 보고 모여든 청년들은 매일 아침 단체로 “행복”을 외치며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들의 주 업무는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들을 타깃으로 한 대출 사기였다. 특히 ‘자산론’이라 불리는 수법이 동원됐다. 중고차를 비싸게 사서 자산으로 등록하면 신용등급이 올라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며 피해자를 속인 뒤, 대출금의 상당 부분을 수수료 명목으로 갈취하는 방식이었다. 2019년부터 확인된 피해자만 200여 명, 대출 규모는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는 청년들이 범죄의 늪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정교한 장치를 설계했다. 직원들에게 고가의 외제차를 할부로 구입하게 유도한 것. 전문가들은 이를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장벽”이라고 분석한다. 차를 사는 순간 거액의 빚이 생기고, 이를 갚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사기 대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성과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센티브는 청년들의 도덕 관념을 마비시켰다. 처음에는 미안함을 느꼈던 이들도 어느덧 “우리는 이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라는 왜곡된 논리에 세뇌당했다. 그러나 화려한 생활도 잠시, 피해자들의 절규와 불법 행위에 대한 압박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결국 이 업체에서 일했던 청년 3명은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중 한 명인 김진성(가명) 군은 12장의 유서를 남기고 떠났다. 유서에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죄책감과 후회가 서려 있었다. 전문가는 “따뜻한 심성을 가진 이들이 냉혹한 돈의 맛과 윤리의식 사이에서 괴로워하다 무너져 내린 케이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이 법망을 피해 장기간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출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왜 그런 돈을 빌렸느냐”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 속에서 단속과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사각지대 속에서 청년들은 욕망의 불나방처럼 타들어 갔다.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주입한 ‘무한 성장’과 ‘황금만능주의’가 낳은 이 비극은, 단순한 개인의 범죄를 넘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