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프 12명에게 성폭행 당하고 결국 사망한 여성 단역배우
||2026.01.06
||2026.01.06
2004년 시작된 비극이 16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 다시금 우리 사회의 양심을 두드리고 있다. 이른바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과 국회 청문회를 요청하는 국민동의 청원이 게시 7일 만에 동의자 1만 명을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단역 배우로 활동하던 한 여성이 현장 관리반장 등 관계자 12명으로부터 당한 집단 성폭력이었다. 피해자는 용기를 내어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것은 보호가 아닌 ‘2차 가해’였다. 수사 과정에서 겪은 수치심과 압박을 견디지 못한 피해자는 결국 2009년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비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언니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주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동생마저 언니의 뒤를 따랐고, 두 딸을 한꺼번에 잃은 어머니는 16년째 홀로 남겨져 외로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대중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범죄를 막아야 할 경찰이 오히려 가해자의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다. 어머니는 “경찰이 내 아이들을 죽였다”며 절규한다. 실제 수사 당시 경찰은 어머니에게 “이거 사건 안 되는 거 알죠?”라는 식의 냉담한 태도를 보였으며, 피해자에게 가해자와 대질 신문을 강요하는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후 경찰청에서 진상조사 TF가 꾸려지기도 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라는 벽에 부딪혀 실질적인 처벌이나 진상 규명은 이루어지지 못한 채 무용지물이 되었다.
청원인은 이번 청원의 취지에 대해 “공권력에 의해 고소 취하가 강요된 경위와 자살에 이르게 된 배경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14,000명이 넘는 국민이 서명한 이 청원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들추는 것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한 개인의 인권을 어떻게 짓밟았는지, 그리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두 자매의 죽음이 ‘억울한 희생’으로만 남지 않도록, 이제 국회가 그 목소리에 응답해야 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