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간부들이 죽였다” 공군이 故 이예람 중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방법
||2026.01.06
||2026.01.06
2021년 봄 공군 한 부대에서 한 명의 부사관이 무너졌다. 故 이예람 중사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 속에서 반복된 압박과 방치 속에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이 사건은 군이 피해자를 어떻게 대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사건은 회식이 끝난 귀갓길에서 시작됐다. 2021년 3월 2일 부대 회식 후 복귀 차량 안에서 선임 장 중사는 옆자리에 앉은 이예람 중사를 약 20분간 강제추행했다. 그는 분명히 거부했고 차에서 내리며 저항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멈추지 않았다. 숙소 앞까지 따라와 사과하는 척하며 신고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피해자는 그 순간부터 사건이 아닌 조직과 싸우게 됐다.
보고 이후의 시간은 지옥에 가까웠다. 상관들은 “살면서 한 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문제 제기를 축소했다. 신고하면 부대 전체가 피해를 본다는 말로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겼다.
가해자에 대한 연민은 노골적이었다. “빨간 줄이 그어지면 인생이 끝난다”는 말이 피해자를 향해 반복됐다. 보호는 없었고 설득과 회유만 이어졌다.
전속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새 부대에는 이미 성추행 피해자라는 정보가 퍼져 있었다.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 고립됐고 사고를 친 부사관이라는 낙인을 견뎌야 했다.
수사는 부실했다. 군사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불구속 수사 방침을 세웠다. 핵심 증거인 차량 블랙박스는 확보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직접 제출해야 했다.
피해자에게는 거짓말탐지기 검토까지 거론됐다. 반면 가해자 측 법무법인과 공군 법무라인의 관계를 둘러싼 전관예우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의 방향은 끝내 피해자를 향했다.
비극은 보고 과정에서도 반복됐다. 사망 이후 공군은 국방부 보고에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삭제하고 단순 변사로 처리하려 했다. 조직은 끝까지 진실을 숨기려 했다.
사망 3개월 후에야 가해자는 구속됐다. 유족들은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요구하며 특검을 촉구했다. 그러나 3년의 특검 활동 후 가해자에게 내려진 처벌은 징역 7년이다. 이 사건은 한 개인의 범죄가 아니라 보호해야 할 조직이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몬 구조적 비극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