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국에게 도움 요청” 과거에는 무시했지만 지금은 달라진 태도를 보이는 ‘이 나라’
||2026.01.11
||2026.01.1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미국 정세 변화가 맞물리면서 유럽이 글로벌 방위 산업의 중심지로 재조명받고 있다. 덴마크는 미국의 군사 재배치 가능성과 그린란드를 둘러싼 긴장 속에서 한국 방산에 긴급 협력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이는 서방 방위 산업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덴마크 정부 관계자들은 자국 방산 상황을 “아비규환”에 비유하며 속도 우선의 조달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방산이 유럽 시장에서 경험한 사례들은 낙관적이지 않다. 덴마크는 프랑스 CAESAR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뒤 한국의 대체 제안에 냉담하게 반응했고, 최종적으로 이스라엘 ATMOS 자주포를 선택했다. 노르웨이와 브라질은 현지 생산 조건을 내세우면서 기술 도용 의혹이 제기되는 접근 방식을 취했고, 호주는 정권 교체 이후 대형 주문을 축소하며 미국산 HIMARS를 선택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경험은 유럽 시장 접근에서 신중한 조건 설정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폴란드는 K2 전차 1,000대 규모의 주문을 확정하면서 한국 방산의 유럽 내 핵심 교두보로 자리 잡았다. 초도 물량이 주문 후 4개월 만에 현지에 도착한 사례는 국제적 벤치마크로 회자되고 있으며,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통한 산업 협력 모델이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PGZ를 중심으로 한 폴란드 국영 방산 그룹과의 협력은 단순 판매를 넘어 부품 조립, 정비, MRO 체계까지 포괄하는 장기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다.
유럽 전차 시장은 미국 M1과 한국 K2가 주도하는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 레오파드와 프랑스 르클레르의 생산 지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전력 확보가 필요한 국가들은 신속한 납기와 검증된 성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선택지를 찾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전통적인 방산 기업들이 5년에서 7년에 이르는 납기 지연과 고가 정책으로 신뢰를 잃어가는 가운데, 한국의 생산 속도와 비용 경쟁력은 분명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덴마크처럼 과거에 한국 제안을 외면했던 국가가 다시 협력을 요청하는 상황에서는 더 엄격한 조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호주 사례처럼 정권 변화에 따라 기존 합의가 번복되는 리스크를 경험한 만큼, 향후 계약에서는 이행 보장 조치와 대가 구조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뢰를 저버린 국가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검증된 파트너에게는 우선적 협력 조건을 제공하는 차등화 전략이 거론된다.
폴란드를 중심으로 유럽 내 확장을 추진하되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우선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한국의 수직 계열화 역량과 램제트 포탄 등 혁신 기술의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부 간 협상에서의 명확한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 독일이 에너지와 핵심 광물 분야까지 연계한 포괄적 패키지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방산을 넘어 산업 전반의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