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50에 이어서 “한국의 ‘이것’까지 도입한다”는 ‘이 나라’
||2026.01.12
||2026.01.12
필리핀 FA-50PH 개량 사업의 본격화
필리핀 공군은 2014년 도입해 운용해 온 FA-50PH 12대(이 중 1대는 2025년 사고로 상실)를 대상으로 약 930억 원 규모의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는 정밀유도무장 운용능력, 항속거리·작전반경 확대, 전술데이터링크를 포함한 네트워크 기반 연합작전 능력 향상이 핵심으로 담겨 있다.
필리핀은 FA-50PH를 단순 훈련기·경공격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전술 플랫폼으로 활용해 왔으며, 남중국해 갈등과 반군 토벌 작전에서 얻은 실전 경험을 이번 개량 요구사항에 적극 반영했다. 특히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 통합과 공대지 정밀유도무장 확대는 ‘실제 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그대로 반영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네트워크 중심전과 FA-50–KF-21 연계 구상
이번 FA-50PH 업그레이드의 특징은 단순한 폭장 확장보다 네트워크 기반 합동작전 능력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AESA 레이더, 전술데이터링크(LINK-16), 합동 네트워크 운용능력이 더해지면서 FA-50은 상위급 전투기와 센서·타격 정보를 공유하는 ‘전술 노드’로 격상된다.
이 구조는 향후 KF-21 도입을 전제로 할 때 의미가 커진다. KF-21이 제공권 장악과 공대공 중심의 임무를 수행하고, 개량된 FA-50PH(및 추가 도입기)가 공대지·근접지원·초계 임무를 담당하는 ‘스트라이크 패키지’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기종이 공통 전술데이터링크로 묶일 경우, 필리핀 공군은 제한된 예산으로도 중형 다목적 전투기+경공격기 통합 전력을 구성할 수 있다.
KF-21 도입을 향한 대통령령 개정과 재정 구조 변화
필리핀 국방부는 KF-21을 포함한 고가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위해, 방위력 증강용 외자 차관 한도를 묶어 두던 대통령령을 손보는 작업에 착수했다. 마르코스 시절 제정된 방산 차관 상한(약 3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짐)이 현대적 방위 사업 규모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누적되면서, 국방부와 재무부, 대통령실이 이를 개정·완화해 장기 상환 방식의 대규모 전투기 도입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틀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나라 빚을 내서라도 전투기를 산다’는 국내 논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치로, 18~20년 이상 장기 상환 방식의 대규모 차관 조달이 가능해지면 KF-21 수준의 고가 플랫폼도 현실적인 사업이 된다. 대통령령 개정 논의가 공개적으로 언급됐다는 점에서, 필리핀 정치·행정 수뇌부가 KF-21을 염두에 둔 중장기 재정·법제 개편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호라이즌 3와 KF-21–FA-50 통합 운용 구도
필리핀의 ‘호라이즌 프로젝트’ 3단계(Horizon 3)는 약 35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대형 군 현대화 계획이며, 이 가운데 핵심 전력으로 다목적 전투기(MRF) 도입 사업이 자리잡고 있다. 이 사업의 후보로 KF-21, F-16V, 그리펜 E/F 등이 거론되지만, 필리핀 공군 지휘부와 정치권에서 KF-21을 ‘유력 후보’로 공개 언급한 사례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변하고 있다.
특히 2025년 6월 필리핀이 추가 12대 FA-50PH(블록 70급 사양)를 계약한 뒤, 2027~2029년 KF-21 인도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FA-50–KF-21 단계적 통합 구도가 사실상 공식 시나리오로 떠올랐다. 먼저 FA-50PH 블록 70을 신속히 전력화하고, 이를 교두보 삼아 KF-21 블록 1·2를 차례로 확보해 ‘한국산 경공격기–중형 전투기’ 체계를 맞추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한국산 전투기로 공군 전력 증강 효과
필리핀 입장에서 한국산 FA-50과 KF-21 조합은 다음과 같은 효율성을 제공한다.
이미 필리핀 공군은 FA-50PH 운용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추가 도입과 대규모 성능개량을 결정한 것 자체가 한국산 전투기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 여기에 KF-21까지 도입될 경우, 필리핀 공군의 주력 전투기 라인업이 한국산 기체로 통일되면서 교육·유지·보급·전술개발까지 ‘한국식 체계’로 재편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남중국해 안보 환경과 KF-21의 전략적 의미
필리핀의 이러한 행보 뒤에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긴장 고조라는 전략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군은 중국 해경·민병대와의 잦은 충돌, 영유권 분쟁의 격화 속에서 공군력 증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장거리 공대공 교전능력, 해상 타격능력, 합동 네트워크 작전능력 확보는 향후 국지 분쟁 억제에 직결되는 요소다.
KF-21은 AESA 레이더,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향후 공대지·대함 무장 통합을 전제로 설계된 4.5세대급 플랫폼으로, 필리핀 공군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유한 적 없는 ‘제공권·타격 능력’을 동시에 제공한다. FA-50이 저강도 분쟁·초계·근접지원에 최적화된 반면, KF-21은 남중국해 공역에서의 억제력과 동맹 연합작전에서의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카드가 된다.
‘FA-50 개량–KF-21 도입–통합 운용’의 파급력
결국 필리핀의 FA-50PH 개량 사업과 KF-21 도입 검토, 대통령령 개정과 장기 차관 구조 마련은 서로 분리된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큰 흐름으로 이어져 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필리핀 공군은 동남아 지역에서 드물게 단일 공급국(한국)의 경전투기와 차세대 전투기를 동시에 운용하는 국가가 된다. 이는 한국 방산에겐 ‘동남아 레퍼런스’ 확대이자, 필리핀에겐 실전 검증된 FA-50과 신형 KF-21을 결합한 효율적·확장형 공군력 구축 모델로 자리 잡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