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개발을 도왔다?” 뒤에서 몰래 돕다 미국에게 들키자, 비상걸린 ‘이 나라’
||2026.01.15
||2026.01.15
한국전쟁 당시 터키는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해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한반도에서 피를 흘렸다. 70년이 지난 오늘, 그 희생의 무게가 전혀 다른 맥락에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 터키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동맹의 신뢰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의혹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재무부는 북한 관련 제재 리스트에 터키 내 기업과 터키인 경영진, 북한 외교관을 포함시켰다. 미국 당국은 터키를 경유한 북한 자금 흐름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기능했다고 파악했다.
2023년에는 더욱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법정 증언을 통해 북한 미사일 개발의 핵심 인물이 베이징 주재 터키 대사관에서 발급한 특별 비자를 이용해 안카라 공항으로 입국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단순한 외교적 실수를 넘어 조직적 협력의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2024년 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 참여를 거부하면서 국제 제재 감시 체계에 금이 갔고, 이 틈을 타 터키가 북한과의 거래를 확대했다는 추가 정황이 제시됐다.
이러한 의혹은 터키의 야심작인 5세대 전투기 ‘칸(Kan)’ 프로젝트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칸 프로젝트의 가장 큰 약점은 엔진이다. 2028년까지 추가로 80대의 엔진이 필요하지만, 미국 의회의 수출 승인 가능성은 약 99% 수준에서 차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미사일 지원 의혹이 미 의회의 심기를 건드린 상황에서, 미국산 엔진의 공급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터키는 2029년까지 엔진 자립과 생산 라인 안정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칸이 ‘고철 덩어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예상 단가 역시 약 1억 3천만 달러로, 경쟁 기종 대비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진다.
같은 시기 한국의 KF-21 보라매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1년 4월 시제기 출고 이후 42개월간 1,600여 회의 비행시험을 무사고로 완료했으며, 약 1만 3천여 개의 시험 조건을 거쳐 비행 안정성과 성능을 종합 검증했다.
핵심 기술 지표를 보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KF-21은 미국 GE의 F414 엔진 라이선스 생산권을 확보했으며, 국산화율을 현재 39%에서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용 출격률 목표는 75%이며, 2,000회 이상의 무사고 비행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생산 역량 면에서도 KF-21은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700여 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1,650개의 자동화 라인이 가동 중이다. 국내 부품 생산 비중은 약 86%에 달해 공급망 안정성이 높다.
성능 측면에서 KF-21은 내부 연료 6,000kg, 페리 레인지 2,900km, 10개 하드포인트에 최대 7,700kg의 페이로드를 탑재할 수 있다. 레이더 반사 면적(RCS)은 0.1㎡대를 목표로 스텔스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Block2 단가는 약 1억 달러대로, 칸보다 약 3천만 달러 저렴하다.
두 기종의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향후 5년간 글로벌 항공전력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재편될지 윤곽이 드러난다.
KF-21은 올해 상반기 중 체계 개발을 종료하고 하반기부터 양산기를 공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Block1 40대에 이어 Block2 80대까지 총 120대의 연속 양산 체계가 가동되면, 한국은 독자 개발한 4.5세대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는 세계 8번째 국가가 된다. Block3 완성 시점에는 스텔스 무인 윙맨 패키지의 상용화와 수출 확대 가능성도 열린다.
반면 칸 프로젝트는 엔진 자립이라는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북한 미사일 지원 의혹으로 훼손된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쉽지 않다. 칸의 브랜드 가치 회복은 엔진 자립과 핵심 소재 국산화의 가시적 진전이 선행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방위산업에서 기술력만큼이나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아무리 야심찬 프로젝트라도 국제 사회의 신뢰를 잃으면 핵심 부품 조달부터 막히게 된다. 터키가 북한과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는 한, 칸 프로젝트는 서방 협력의 문이 닫힌 채 표류할 수밖에 없다.
한국 방산은 이 국면에서 실측 데이터와 납기 준수, 공급망 안정성이라는 검증 가능한 지표로 시장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폴란드에서의 K2 전차 1,000대 주문과 4개월 만의 초도 물량 인도, 페루와의 2조 원대 계약 등이 그 증거다. 앞으로 5년, 숫자로 증명된 경쟁력이 글로벌 방산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